“1승의 소중함 아니까” 정상에서 되새긴 그날들, SSG가 방심하지 않는 이유

입력 2022-06-06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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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원형 감독. 스포츠동아DB

“선수들도 1승의 소중함을 아니까 집념이 더 생기는 것 같다.”

지난해 SSG 랜더스는 0.5경기차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30일 희비가 엇갈렸다. SSG는 비기기만 해도 5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KT 위즈에 3-8로 져 6위에 그쳤다. 이날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6-1로 이긴 키움 히어로즈가 5위에 올랐다. SSG는 잇따른 선발투수의 이탈로 전력 붕괴를 겪고도 66승14무64패(승률 0.508)로 선전했다. 그럼에도 잡지 못한 단 한 경기가 못내 아쉬웠다.

운명이 1경기로 갈린 적은 또 있었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19년에는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6-2로 꺾었지만, 자력 우승이 불가능했다. 당시 두산 베어스와 88승1무55패로 동률이었지만, 상대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선 두산이 정규시즌 정상을 차지했다. 무승부를 패배로 계산하던 2009년에도 80승6무47패(당시 승률 0.602)로 KIA 타이거즈(81승4무48패·승률 0.609)에 1위를 내줬다.

뼈아픈 경험들은 안주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 됐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해에는 대체선발을 내세운 날이 많았다. 상대 선발투수가 에이스면 한 쪽으로 기운 매치업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경기를 놓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올해도 마찬가지다. 144경기 동안 매 순간 상황에 따라 운영해야 하지만, 느슨하게 임한 날은 결코 없다”고 돌아봤다.

선수단 분위기도 분명 다르다. SSG는 지난달 31일 인천 KT전부터 한 주간 치른 6경기(2승4패)에서 평균 1.5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3점 이상을 내지 못했다. 그보다 한 주 전에는 주간 팀 타율 0.325(1위)였지만, 타선 전반의 사이클이 내려갔다. 그럼에도 2점차 이내 경기에서 2승을 챙겼다. SSG는 올 시즌 2득점한 경기에서 4승(5패·승률 0.444)으로 이 부문 2위다.

공격이 저조하면 마운드가 버텼다. 1일 인천 KT전이 대표적이다. SSG는 이날 2-1로 이겼다. 8회초까지 1-1로 팽팽했다. 타선은 결정적 한 방을 지원했다. 8회말 최정이 결승 1점홈런을 날려 승리를 불러왔다. 그는 “지난해 아쉬웠던 만큼 승기를 잡은 경기여도 방심하지 않게 된다. 접전이거나 지고 있어도 ‘꼭 잡아야겠다’는 경기가 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오늘은 지면 안 된다. 무조건,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이제는 내 개인 성적이 어떻든 팀이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개인보다 팀을 생각하는 (최)정이에게 고맙다. ‘지면 화가 난다’고도 한다”며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안다. 우리 팀 모두 1승의 소중함을 안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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