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장소·음악…오픈채팅으로 관심사 소통”

카카오의 메타버스 콘셉트를 설명하고 있는 남궁훈 카카오 대표(위 사진), 넵튠의 3D 오픈형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로 구현한 카카오타운. 사진제공｜카카오·넵튠

카카오, 메타버스 방향성·콘셉트 공개

오픈채팅 활용한 텍스트 기반 메타버스 준비
카톡 프로필 기능 개편…카카오 유니버스 강화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 제작·수익창출 가능
3D기술 활용 오픈형 메타버스 ‘컬러버스’ 공개
별도 앱 설치 없이도 카카오에서 바로 진입 가능

카카오의 메타버스가 베일을 벗었다. 카카오는 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의 메타버스 방향과 콘셉트를 공개했다.

카카오는 먼저 텍스트 중심의 메타버스를 준비 중이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을 오픈채팅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지인이 아닌 사람들이 서로 관심사를 나누는 커뮤니케이션이 핵심 요소다. 여기엔 멜론이나 카카오웹툰 등 카카오 공동체(계열사)가 운영하는 서비스가 함께 한다. 또 다른 한 축으로는 계열사를 통해 네이버의 ‘제페토’나 SK텔레콤의 ‘이프랜드’ 같은 별도의 3D 가상공간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오픈링크’ 출시

카카오는 텍스트 기반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위한 첫 단추로 ‘오픈링크’를 준비 중이다. 오픈링크는 취미나 장소, 인물 등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기반으로 한다. 카카오와 카카오 공동체가 운영하는 서비스에는 오픈링크와 연결되는 링크가 제공된다.

웹툰을 좋아하는 이용자는 카카오웹툰 내 오픈링크에서 웹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카카오맵의 특정 장소를 방문한 이용자는 해당 장소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식이다. 멜론에서 팬들 간 음원 감상 소감과 응원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픈링크는 국내 이용자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관심사를 기반으로 연결되는 이 같은 메타버스 콘셉트를 ‘카카오 유니버스’라고 했다. 카카오는 이 유니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카카오톡 프로필 개편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용자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스스로를 표현하고 나만의 펫을 키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 프로필을 방문한 친구들과 이모티콘, 응원메시지, 선물 등 다양한 소통 기능을 통해 교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프로필 외에도 친구탭, 대화탭 등 카카오톡 전반에 비목적성 요소들도 배치할 계획이다.

또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제작한 콘텐츠로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서비스 전반에 수익 모델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픈채팅방 방장이 구독모델을 적용해 정보 제공에 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창작자도 콘텐츠로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카카오는 카카오 공동체와의 협업으로 더 다양한 메타버스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브레인의 경우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을 바탕으로 카카오 유니버스를 풍성하게 해 줄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한 장으로 다양한 형태의 3D 캐릭터를 자동 생성하고, 가상 인물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는 기능 등을 개발 중이다.


●3D 가상공간 ‘컬러버스’도 준비

카카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3D 가상공간 형태의 메타버스도 준비하고 있다. 계열사인 넵튠은 지난해 투자한 메타버스 개발사 컬러버스와 함께 3D 기술을 활용한 오픈형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컬러버스는 웹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해 2D와 3D간 아무런 제약 없이 넘나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 친구 리스트에서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바로 3D 메타버스로의 진입이 가능한 것이다. 사용자는 가상공간에서 아이템이나 아바타, 랜드같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수 있고 판매할 수도 있다. 또 은행 업무를 보고, 웹툰이나 웹소설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는 하나의 서비스나 플랫폼이 아니라 관심사를 중심으로 이용자들이 서로 연결되고, 의미있는 관계를 만들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며 “카카오 유니버스가 활성화돼 전 세계인을 관심사 기반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되면 장기적으로 ‘비욘드 코리아’라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