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 구스타보, ‘해결사’ 쿠니모토…전북은 위기서 강했다 [현장 리뷰]

입력 2022-06-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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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는 올 시즌 불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경기력, 터지지 않는 화력이 문제다. 참다못한 팬들이 자비를 들여 전북의 모기업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벌일 정도였다. 이 때문에 3주간의 A매치 휴식기는 몹시도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리그 5연패, 통산 9차례 우승을 달성한 명가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위기에서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전북이 1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1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8승4무4패, 승점 28의 전북은 2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29)에 이어 3위로 도약했고, 승점 36(11승3무2패)에 묶인 선두 울산과 격차를 다시 승점 한 자릿수로 좁혔다.

패하면 우승경쟁을 조기 마감할 수 있는 위기였다. 남은 경기가 많지만 승점이 14점까지 벌어지면 최근 5경기 무패(4승1무)를 달린 울산의 흐름에 비쳐볼 때 따라잡기 어려웠다.

전북의 관록과 경험이 빛을 발했다. 초반 맹공세로 순식간에 3-0을 만들었다. 전반 17분 베테랑 수비수 홍정호가 하프라인 오른쪽에서 전방으로 넘긴 볼을 모 바로우가 울산 수비수들을 등지고 오른발 슛해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어 ‘일본 특급’ 쿠니모토가 힘을 냈다. 3분 뒤 2선 미드필더 백승호의 어시스트를 받아 왼발 감아차기로 2-0을 만들었고, 전반 29분에도 아크 지역에서 다시 왼발로 득점했다.

전북의 원톱 구스타보가 울신 수비수 김영권과 임종은을 끌고 다니며 균열을 내는 ‘미끼 역할’을 한 것이 주효했다. 바로우와 쿠니모토의 3골 모두 구스타보가 만든 공간에서 나왔다. “전북의 도전 정신, 의지가 아주 강할 것이다.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언제든 치고 올라설 힘이 있다”던 홍명보 울산 감독의 우려가 결과로 나왔다.

반면 울산은 내내 어수선했다. 울산 벤치는 전반에만 교체카드 2장을 사용했다. 22세 이하(U-22) 자원인 김민준은 전반 18분 국가대표 윙어 엄원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는 전반 34분 바코로 교체됐다. 결국 전반 40분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막고 튕긴 리바운드 볼을 엄원상이 밀어 넣어 영패를 면했지만, 전반 초반부터 “정신 차려, 울산”을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시즌 첫 만남이었던 3월 홈경기에서 당한 0-1 패배를 톡톡히 되갚은 전북은 다시금 선두경쟁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했다. “(비판은) 충분히 이해한다. 모든 걸 새롭게 다졌다. 울산이 못 넘을 벽은 아니다”던 김상식 전북 감독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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