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합니다!’ 팬클럽에 보답한 이대호, 역전 발판 만든 거인의 자존심

입력 2022-06-19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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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우리는 기록이 아닌 기억으로 당신을 남기고 싶습니다.”

19일 SSG 랜더스전을 앞둔 사직구장 입구에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직접 제작한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40)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롯데 관계자는 “이대호 선수의 팬클럽에서 생일을 축하해주러 오셨다”며 “생일은 21일이지만, 그날 원정경기 일정이 있어 미리 찾아오셨다”고 밝혔다.

롯데 이대호 팬클럽이 준비한 생일 축하 현수막.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생일 축하 행사에 동참하면 나눠받을 수 있는 피켓도 이날 응원에 활용됐다. 롯데 팬들은 ‘이대호 사랑해’라는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승리를 기원했다. 이대호는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의 맹타로 팀의 7-4 승리에 기여했다. 롯데는 2연패를 끊고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다시 마련했다.

롯데의 득점 과정 곳곳에 이대호가 있었다. 4회말 선취점 과정부터 시작됐다. 이대호는 전준우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루서 2루수 방면으로 밀어친 팀 배팅으로 선행주자의 진루에 기여했다. 롯데는 2사 후 한동희의 1타점 2루타로 초반 승기를 잡았다.

이후 2-5로 추격에 나선 8회말에는 무사 1·2루서 1타점 적시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분위기를 탄 롯데는 4-4로 동점을 만들고 역전에도 성공했다. 1사 만루서 정보근이 결승 2타점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선 2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김도규가 구원승을 거뒀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정보근은 “내가 정말 존경하는 (이)대호 선배님의 생일을 기념하는 경기에서 승리에 한몫한 것 같아 영광”이라며 “선배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정)보근이가 결승타를 쳐줘서 나도 너무 기쁘다”며 “오늘(19일) 팬들께서 내 생일을 축하해주러 오셔서 현수막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나보다 팬클럽 분들이 마지막을 더 아쉬워하신다. 선수일 때 야구장에서 챙겨주실 수 있는 마지막 생일이지 않나. 후배들과 값진 승리로 좋은 선물을 해드릴 수 있게 돼 정말 기분 좋다”고 활짝 웃었다.

사직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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