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이름이 자꾸 오르내리는 2가지 이유

입력 2022-06-20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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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누군가는 김연경(34)을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로 평가했다. 신체조건과 기량은 물론이고 리더십도 타고났다. 10여 년간 한국여자배구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그는 지난해 도쿄올림픽 이후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여자배구의 걱정은 그 때부터 시작됐다. 그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지상과제다.

첫 시험대는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스페인)은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세대교체를 통해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팀 관리가 제대로 됐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망신을 당하고 있다. 바키프방크(터키) 코치이기도 한 곤살레스 감독은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그 결과물은 예상보다 훨씬 충격적이다.

한국은 20일 열린 VNL 2주차 예선 8차전에서 터키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8연패다. 7경기 연속 세트스코어 0-3으로 지다가 처음으로 한 세트를 따낸 게 유일한 소득이다. 승점은 없고, 출전한 16개국 중 최하위다. FIVB랭킹은 대회 시작 전 14위였지만 현재 19위로 5계단이나 추락했다.

한국은 불가리아로 장소를 옮겨 3주 차 예선을 이어간다. 태국(세계랭킹 14위·29일), 브라질(2위)·이탈리아(5위·이상 7월 1일), 중국(3위·7월 3일)과 차례로 맞붙는데, 이들은 랭킹은 물론이고 VNL 순위에서도 우리보다 한참 위다. VNL에서 브라질은 3위, 이탈리아는 4위, 중국은 6위, 태국은 8위다. 1승도 챙기지 못할 공산이 크다.

김연경 은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구심점이 없다는 것은 팀이 흔들릴 때 더욱 부각된다. 도쿄올림픽에서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라며 후배들을 독려했던 김연경의 리더십이 그리워질 수밖에 없다. ‘난세에 영웅 난다’지만, 지금 봐선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사진 | VNL 공식홈페이지 캡처


김연경은 또 다른 측면에서 관심을 모은다. 바로 거취 문제다. 최근 미국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돌아온 그는 무적 상태다. 2020~2021시즌 흥국생명에서 뛴 이후 중국 무대로 가면서 임의탈퇴로 묶였다. 선택지는 V리그 복귀와 해외 리그 진출인데, 아직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진출에 대한 소문이 잠깐 나긴 했지만 지금은 잠잠하다.

V리그의 선수등록 마감 시한은 6월말이다. 물론 임의탈퇴의 경우 시즌 개막 이후 3라운드까지 등록이 가능하지만, 만약 복귀한다면 이달 말까지 협상을 끝낸다는 것이 김연경 측 입장이다. 다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어야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려면 흥국생명에서 한 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

김연경이 복귀한다면 흥행은 보장된다. VNL의 부진으로 위기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카드다. 아울러 권순찬 감독으로 사령탑을 바꾼 흥국생명 입장에서도 지난 시즌 7팀 중 6위로 처졌던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기도 하다. 김연경을 받아들일 샐러리캡도 여유가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협상은 진행 중인데, 이제는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시점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과연 김연경은 어떤 선택을 할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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