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경찰 “손흥민에 인종차별 트윗 12명, 편지로 사과 해”

입력 2022-06-21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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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맥토미니에게 맞아 쓰러진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호스퍼의 손흥민(30)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한 현지 팬 12명이 경찰로부터 ‘사과 편지’ 처분을 받았다.

21일(한국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런던 경찰은 소셜미디어에서 손흥민에 관한 인종차별적 글을 쓴 축구 팬 12명에게 사과 편지를 쓰도록 조치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12일 런던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EPL 경기에서 비롯됐다.

토트넘이 1-3으로 진 이 경기에서 맨유 에딘손 카바니가 전반 33분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는데, 앞서 카바니에게 패스를 한 스콧 맥토미니가 손흥민과 볼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해 손흥민이 쓰러졌다. 주심이 VAR 판독을 거쳐 맥토미니에게 파울을 주면서 카바니의 골이 취소됐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당시 맨유 감독의 경기 후 발언도 논란 확산에 한 몫했다, 그는 “내 아들이 상대에게 얼굴 한 대를 맞아 3분간 쓰러져있고, 다른 10명의 부축을 받아 일어난다면 나는 그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을 것” 이라며 손흥민이 할리우드 액션을 했다는 식으로 깎아내린 것.

이에 맨유 팬들이 트위터 등에서 손흥민을 비난했고, 몇몇이 인종차별적 글을 올렸다. ‘네 나라로 돌아가서 개고기나 먹어라’ ‘DVD나 팔아라’ 등이 대표적이다. DVD는 영국에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불법 DVD판매를 많이 한 것을 빗댄 것으로 인종차별적 발언에 해당한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인종차별을 한 12명의 신원을 파악했다. 나이는 20세에서 63세까지로 다양했다. 경찰은 이 중 일부를 체포해 조사하기도 했다.

수사를 마친 경찰은 이들을 정식으로 기소하는 대신 ‘공동체 해결 명령(community resolutions)’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피해자인 손흥민에게 사과 편지를 쓰는 조건으로 문제 삼지 않기로 한 것.

공동체 해결 명령은 범죄 사실이 크지 않을 때 기소 없이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지역사회에 봉사하도록 하는 등 가벼운 처벌을 내리는 제도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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