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4인 가족 식비(식료품+식비)가 9.7% 증가하는 등 먹거리 물가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마트 매장에서 사과를 고르고 있는 고객. 사진제공 l 이마트
러우 전쟁·주요국 수출제한 여파
외식비 식대 전년비 17.0% 상승
추경호 “6월 물가상승 6%대 가능”
올해 1분기(1∼3월) 4인 가족 식비(식료품+식비)가 9.7% 증가하는 등 먹거리 물가가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주요국 수출 제한 조치 등의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외식비 식대 전년비 17.0% 상승
추경호 “6월 물가상승 6%대 가능”
26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는 월평균 106만6902원이었다. 지난해(97만2286원)보다 9.7% 증가한 수치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가계에서 지출하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구입비(58만773원)가 전년 대비 4.3% 올랐다. 식당 등에서 외식비로 지출하는 식대(48만6129원)는 전년 대비 17.0%나 뛰었다.
이는 최근 먹거리 물가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8% 상승했다. 특히 외식 물가가 6.1% 급등했다.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 인상이 누적됐고,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 수요까지 늘어난 영향이다. 외식비 상승과 관련해 점심(런치)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결합한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2분기(4∼6월) 들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 상승해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중 외식 물가가 7.4% 상승해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월 소비자물가 지표부터 6%대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추 부총리는 26일 오전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6∼8월은 6%대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간 내 떨어지면 숨통이 트일 텐데 상당 기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기본적으로는 국제 유가 상승, 원자재가격, 국제 곡물가 급등의 영향을 필연적으로 받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 전 세계에서 돈이 굉장히 많이 풀렸기에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등이 30∼40년 만에 최고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그 영향에서 우리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