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징크스? ‘대세’ 임채빈엔 안 통했다

입력 2022-06-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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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열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 특선급 결승에서 우승한 임채빈이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임채빈은 이번 우승으로 연승기록을 55승으로 늘렸고, ‘전년 그랑프리 승자는 우승 못한다’는 왕중왕전의 징크스도 깨며 경륜 대세임을 입증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왕중왕전 특선급 결승…라이벌 정종진 제치고 우승

초반부터 정종진 뒤에 붙이고
강력한 자력승부로 최강 입증
‘징크스 비웃 듯’ 55연승 질주
현 페이스땐 대상 싹쓸이 가능
경륜의 대세 임채빈에게는 ‘왕중왕전’ 징크스도 통하지 않았다.

임채빈(25기 31세 수성)은 26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왕중왕전’(이하 왕중왕전) 특선급 결승에서 라이벌 정종진을 제치고 우승했다.

24일∼26일 진행한 ‘왕중왕전’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열리는 경주다. 올해 상반기 각 등급별 최강자를 가리는 레이스로 특히 특선급에 52연승을 기록하는 임채빈이 첫 출전해 관심을 모았다. ‘왕중왕전’은 전년도 그랑프리 우승자는 이 경주서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한 독특한 징크스가 있었다. 그래서 임채빈의 거칠 것 없는 연승행진이 ‘왕중왕전’의 징크스마저 깰지 주목을 받았다.

결과는 임채빈이 24일 예선부터 26일 결승까지 승승장구하며 연승기록 숫자를 55로 늘렸고 신인으로 데뷔 후 대상경주 무패 기록도 이어갔다. 24일 첫날 금요 예선에서 다분히 의도적으로 선행에 나선 임채빈은 333m 17.58초, 200m 10.53초의 놀라운 기록으로 경쟁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25일 준결승에서는 주전법인 젖히기를 구사하며 가볍게 승리를 챙겼다.

결승도 임채빈다운 레이스였다. 사실 편성 자체는 결코 그에게 유리하다 볼 수 없었다. 동서울 2명과 김포 2명 그리고 데뷔 후 1패를 안긴 양승원이 결승에 올라와 이전 대상 경주보다 편성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임채빈은 유일한 경쟁자로 꼽히는 정종진을 아예 초반부터 뒤에 붙이고 강력한 자력승부를 시도해 승리했다. ‘잡을 테면 잡아봐’란 식의 임채빈 특유의 정공법이다.

이번 ‘왕중왕전’ 승리로 임채빈은 다시 한번 경륜 현역 최강임을 입증했다. 엄청난 노력과 타고난 각력, 큰 경기를 대하는 멘탈적인 부분이나 자기관리 등이 역대 경륜의 전설적인 스타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여기에 이제는 ‘묻지마 선행’ 같은 적당한 쇼맨십도 갖추고 있어 실력 못지않게 경륜 팬들의 많은 인기도 누리고 있다.

이제 임채빈이 도전해볼 경륜의 기록은 1999년 엄인영이 기록한 시즌 100%의 연대율, 그리고 이명현의 대상경주 7회 연속 우승이다. 지금 같은 기세라면 승률 100%와 함께 출전하는 대상경주 모두를 싹쓸이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게 주된 반응이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실전 경력이 채 2년도 되지 않은 신예급 선수에 대한 관심이 ‘이제 몇 승을 더 추가하느냐’가 아닌 ‘언제 무너지느냐’로 바뀐 것 자체가 경악할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이번 왕중왕전 결승에서 임채빈과 마지막까지 선두를 다투었던 정종진은 0.01초 뒤진 2착을 기록했다. 비록 다시 한번 임채빈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완패에 가까웠던 이전 두 경기와 달리 이번에는 팽팽한 자력승부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아직 두 선수의 라이벌 대결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해 다음 대상경주의 맞대결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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