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좌절’ 김진수 붙잡은 월드컵의 꿈 [사커피플]

입력 2022-07-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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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진수. 스포츠동아DB

두 번이나 좌절됐던 월드컵 출전의 꿈이 끝내 김진수(30·전북 현대)를 붙잡았다.

2020년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한 김진수는 지난해 여름 1년 임대 조건으로 전북으로 복귀했다. 2021시즌 K리그1 우승에 힘을 보탠 데 이어 올 시즌에도 빼어난 기량으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항상 왼쪽 측면 수비에 고민을 안고 있던 전북에 김진수 잔류는 선수 영입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전북은 지난달 30일까지였던 임대기간 연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알 나스르의 팀 상황상 협상 자체도 쉽지 않았다. 팀의 2022~2023시즌 구상을 진두지휘할 새 감독이 지난달 29일(한국시간)에야 결정됐기 때문이다. 당초 유력한 후보였던 뤼시앵 파브르 감독은 김진수의 복귀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뤼디 가르시아 감독이 알 나스르의 지휘봉을 잡았다. 가르시아 감독은 김진수 복귀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순간 김진수는 마음을 정했다. 6월 25일 대구FC와 K리그1 18라운드 경기를 마칠 때까지만 해도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던 그는 전북 잔류를 택했다. 29일 수원 삼성과 FA컵 8강전에 앞서 김상식 감독에게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현실적 조건에서 차이가 컸음에도 전북 잔류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수원전을 마친 뒤 스포츠동아와 만난 그는 꿈을 강조했다.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좋은 오퍼도 있었는데 전북에 남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여러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다. 개인적으로는 2022카타르월드컵 출전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의 마음을 돌린 가장 결정적 계기는 아내의 한마디였다. “감독님도 적극적으로 설득했고, 앞으로 꿈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면서도 “아내의 이야기가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다른 것도 좋지만, 꿈은 한 번 이뤄봐야지 않겠느냐’고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김진수에게 월드컵은 꿈이자 한이 서린 무대다. A매치에 57회 출전했고, 올해로 국가대표 10년차가 됐지만, 아직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를 앞두고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하는 불운을 겪었다. 새 감독 아래에서 주전경쟁을 펼쳐야 하는 알 나스르보다는 출전 기회가 보장된 전북에 남는 쪽이 기량 유지에 훨씬 유리하다.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김진수는 “두 번의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 연봉 등 여러 조건에서 차이가 나긴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남기로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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