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 미지의 영역이었던 기록이 1년 만에? 루친스키 탈삼진 페이스 심상찮다

입력 2022-07-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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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루친스키. 스포츠동아DB

1984년 고(故) 최동원(당시 롯데 자이언츠)이 달성한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 기록은 2020시즌까지 깨지지 않았다. 2021시즌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가 22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려 37년 만에 그 기록을 깨트렸다. 미란다의 2021시즌 최우수선수(MVP) 등극에는 미지의 영역과도 같았던 탈삼진 기록 경신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은 부정할 수 없다. 28경기에서 총 225개, 경기당 8.04개의 탈삼진을 엮어낸 미란다의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올 시즌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34)의 탈삼진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3일까지 16경기에 선발등판해 총 118개, 경기당 7.38개의 삼진을 잡았다. 지난 3년 연속(2019~2021년) 30경기에 등판했던 루친스키의 꾸준함을 고려하면, 225탈삼진은 분명 도전해볼 만한 영역이다.


루친스키가 지금의 페이스로 30경기에 선발등판한다고 가정하면, 총 221.3개의 탈삼진을 기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5개 이하의 탈삼진을 기록했던 3경기(총 12탈삼진)가 아쉽지만, 5월 이후 3차례나 한 경기 10개 이상의 탈삼진을 엮어냈다.


시속 150㎞대의 빠른 공과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커브, 스플리터 등의 다양한 구종은 루친스키의 최대 강점이다. 기존에는 변형 패스트볼을 앞세워 땅볼 유도에 능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스플리터의 완성도가 높아진 덕분에 헛스윙을 유도하는 빈도도 높아졌다. 자연스레 탈삼진 비율도 올라갔다. 지난해까지 5.14개(90경기·463개)였던 경기당 탈삼진이 대폭 늘어난 이유다.


꾸준함은 루친스키의 최고 강점이다. 특별한 부상이 없다면, 팀의 에이스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등판해야 한다. 특히 NC가 시즌 막판 5강 경쟁을 펼친다면, 루친스키는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이기에 등판 기회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루친스키는 “지금까지 해온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계속 준비할 것”이라며 “경기의 승패는 내가 결정할 수 없기에 내가 할 일에 집중하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에이스 모드’를 제대로 가동한 루친스키가 1년 만에 탈삼진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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