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12전 전패…한국 여자배구의 위기 [2022 VNL]

입력 2022-07-03 2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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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VNL 공식홈페이지 캡처

한국여자배구가 치욕을 당했다. 한 대회에서 12번을 싸워 모두 졌다.
세계랭킹 19위 한국은 3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의 아르미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예선 라운드 최종 12차전에서 중국(3위)에 세트스코어 1-3(13-25 25-19 19-25 24-26)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12전패를 당했다. 이 중 세트스코어 0-3 완패가 9차례, 1-3 패배가 3차례다. 결국 12경기에서 단 3세트만 따낸 채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2018년 출범한 VNL에서 승점을 아예 얻지 못한 국가는 이번 대회 한국이 처음이다. 그만큼 충격적 결과다.

한국여자배구는 지금 세대교체 중이다. 김연경(흥국생명)을 비롯해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 등이 지난해 열린 2020도쿄올림픽 4강 신화 이후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가운데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스페인)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2024파리올림픽을 겨냥한 여자배구는 이번 대회에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며 관심을 모았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곤살레스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국제무대 경쟁력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처참했다. 내용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 탓인지 대회 내내 짜임새 있는 팀플레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터키 프로팀 바키프방크의 코치도 겸하고 있는 곤살레스 감독은 5월 말 대회 출국을 불과 사흘 앞두고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는데, 터키에서 영상으로 훈련과정을 매일 확인했다지만 아무래도 조직력을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에이스의 중요성도 절감했다. 팀이 흔들릴 때는 김연경처럼 동료들을 다독이며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한데, 그런 위기를 관리해줄 선수가 딱히 보이지 않았다. 김연경의 공백 메우기는 꽤 긴 시간 여자배구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파리올림픽이 걱정이다. 파리올림픽 출전권은 개최국 프랑스와 올림픽 예선을 통과한 6개국, 그리고 FIVB 랭킹에 따라 선발된 5개국 등 총 12개국에 주어진다. 한국은 현실적으로 FIVB 랭킹에 따른 출전권 확보를 노려야 한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랭킹이 속절없이 미끄러지면서 출전권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여자배구의 위기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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