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안우진(왼쪽), KT 소형준. 스포츠동아DB

키움 안우진(왼쪽), KT 소형준. 스포츠동아DB


가장 권위 있는 무대에서 세대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까.

2023년 개최될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2017년 이후 무려 6년 만에 다시 열리는 대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못했던 이 대회가 내년 3월 개최를 목표로 일정까지 발표됐다.

한국야구에 WBC는 환희와 좌절을 모두 안긴 대회다. 2006년과 2009년에는 4강 진출과 준우승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이뤘지만, 2013년과 2017년 대회에선 잇달아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명예 회복을 노리는 한국야구는 최정예로 대표팀을 꾸려 내년 대회를 준비한다. 이를 위해선 당연히 막강 선발진을 꾸려 마운드의 높이를 올려야 하는데, 2022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젊은 피들의 활약이 매우 고무적이다.

야구대표팀의 선발 원투펀치는 10년 가까이 ‘광현종’으로 불리는 김광현(34·SSG 랜더스)과 양현종(34·KIA 타이거즈)의 몫이었다. 두 좌완투수는 올 시즌에도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다. 대표팀 발탁 1순위다. 하지만 태극마크 세대교체를 위해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그저 막연한 ‘기회 제공’이 아니다. 올해 젊은 투수들은 실력으로 충분히 태극마크를 달만한 활약을 펼치며 KBO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대표주자는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 소형준(21·KT 위즈), 구창모(25·NC 다이노스)다.

안우진과 소형준은 국내투수들 중 ‘유이’하게 전반기 10승을 달성했다. 안우진은 17경기에서 10승4패, 평균자책점(ERA) 2.02, 소형준은 16경기에서 10승2패, ERA 2.55의 호성적으로 페넌트레이스의 반환점을 돌게 됐다.

직구 최고구속이 150㎞를 훌쩍 넘는 둘은 구위와 제구력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며 소속팀의 고공비행에 앞장서고 있다. ‘에이스’란 호칭이 충분히 어울리는 활약이다. 후반기에도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WBC 대표팀 승선은 매우 유력하다.

오랜 부상을 털고 1군으로 돌아온 구창모는 8경기에서 4승2패, ERA 0.99로 화려하게 복귀를 알리고 있다. 우완인 안우진, 소형준과 달리 좌완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의 뒤를 이을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다. 대표팀 선발진의 한 축을 맡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올 시즌을 기점으로 잠재력이 폭발하기 시작한 KBO리그의 영건 에이스들이다. 대선배들의 배턴을 이어받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가대항전 WBC에서도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영건 3총사 안우진-소형준-구창모의 후반기 활약 여부가 더욱 흥미로운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