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다. 7월 8전패를 포함해 최근 9연패로 8위(35승48패)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공동 1위(76승9무59패)로 타이브레이크까지 치렀던 팀의 몰락으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삼성은 올 시즌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고민이 컸다. 지금도 내야수 김지찬, 강한울, 김상수, 외야수 김동엽 등이 1군 엔트리에 없다. 5월까지는 퓨처스(2군) 팀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선전했지만, 6월 이후로는 얇은 뎁스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운드마저 무너지자 이길 수 없는 경기가 반복되고 있다. 삼성의 7월 팀 평균자책점(ERA)은 9.38(71이닝 74자책점)에 달한다. 선발(ERA 7.38)과 불펜(ERA 11.02) 모두 처참하게 무너진 까닭에 뾰족한 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7월 팀 타율 2위(0.293)의 성적은 마운드 붕괴에 모두 가려졌다. 확실한 에이스로 군림하던 데이비드 뷰캐넌도 최근 2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2패, ERA 15.26으로 무너졌다.

특히 불펜은 7월 들어 6차례 세이브 기회를 단 한 차례도 살리지 못한 채 블론세이브만 3차례나 저질렀다. 이는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4전패,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2전패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6일 대구 LG 트윈스전서 8-1, 9일 대구 SSG 랜더스전 9-4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각각 9-10, 10-13으로 역전패했다.

10일에는 기존 1군 코치였던 황두성(투수), 권오원(불펜), 조동찬(수비), 이정식(배터리) 코치와 퓨처스(2군)팀의 정현욱(투수), 권오준(불펜), 손주인(수비), 채상병(배터리) 코치를 맞바꾸는 대대적 개편을 단행하고도 SSG에 2-7로 져 9연패에 빠졌다. 당장 효과를 보진 못한 셈이다.

이제 10연패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삼성은 2004년 5월 5일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5월 18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한 차례 무승부를 포함해 10연패를 당한 사례가 있다. 지금까지는 구단의 최다 연패 기록이다. 5년 연속(2016~2020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을 때도 연패가 이토록 길었던 적은 없었다.

문제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12~14일) 상대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KT 위즈라는 점이다. 3연전 첫날인 12일 선발로 예고된 국내 에이스 원태인에게 9연패 탈출의 특명이 내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