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KIA 양현종.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양현종(34)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로 돌아왔다. 4년 총액 최대 103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으며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진출 전부터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로 유명했던 투수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연속 170이닝 이상 던졌고, 시즌을 치르는 동안에도 늘 ‘이닝 소화’를 첫 번째 목표로 밝히곤 했다.

양현종은 올해도 많은 이닝을 책임지기 위해 스프링캠프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그런데 그의 시즌 준비는 이전과는 매우 달랐다. 불펜피칭을 과거보다 많이 실시한 것은 물론 아예 거치지 않았던 과정인 라이브피칭까지 소화하며 몸 상태를 일찍 끌어올렸다. 그는 2월 함평 스프링캠프 당시 “지난해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했다. 타자들에게 내 공에 대해 물어봐야 한다. 컨디션을 이전보다 빨리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발투수에게 ‘오버 페이스’는 항상 금기시된다. 하지만 양현종은 국내 복귀 이후 첫 시즌을 누구보다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170이닝을 꾸준히 던졌던 루틴에 큰 변화를 준 것이다.

전반기 등판을 마친 시점에서 이 같은 변화는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양현종은 12일 잠실 LG 트윈스전(6이닝 무실점)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18경기에서 8승4패, 평균자책점(ERA) 2.97을 올리며 에이스에 걸맞은 성적표를 만들었다.

양현종은 먼저 “아프지 않고 항상 꾸준히 공을 던지는 게 내 목표다. 코칭스태프, 특히 트레이닝 파트 덕분에 건강한 몸으로 전반기를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KIA 양현종.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KIA 양현종.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그래도 100% 만족은 없다. 그는 “이닝을 많이 던지는 게 목표였는데, 6월에 일찍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5이닝 정도만 던지면서 불펜진의 피로도가 많이 쌓였다. 그게 미안했다”고 말했다.

2월에 준비한 루틴 변화가 전반기에 분명 소득을 안긴 모습이다. 그러나 벌써 전반기 성적은 잊고 후반기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중요한 건 이제 8월이다. 지금보다 더 더운 시기에 (체력이) 처지느냐 안 처지느냐다. 8월이 되면 이제까지 준비해왔던 게 또 보여질 것 같다. 그래서 나도 8월이 기대된다. 처지지 않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 전반기에 106이닝을 소화했다. 170이닝 연속 기록을 8년으로 늘리려면, 후반기에는 최소 64이닝을 버텨야 한다. 루틴 변화로 승부수를 띄운 2022시즌, 체력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8월은 양현종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잠실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