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상 향하는 ‘오징어게임’ ‘파친코’ 희비

‘오겜’ 14개 부문에 이름 올려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 새 역사

주요상 부문서 배제된 ‘파친코’
美언론들 “이해 어렵다” 의문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9월 열리는 미국 ‘프라임타임 에미상’(에미상) 14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수상 행렬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에미상은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며 ‘방송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릴 만큼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TV상으로 비영어권 드라마가 후보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뿐 아니라 미국 평단의 극찬을 이끌며 에미상을 겨냥했던 애플TV+ ‘파친코’는 주요상 후보에서 제외됐다.


●후보 지명만으로 새로 쓴 역사

감독상과 각본상에 이름을 올린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앞선 여러 시상식에서 후보에 오르지 못했던 배우들까지 모두 후보에 올랐다. 뛰어난 연기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후보에 지명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던 박해수는 골든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오영수와 함께 남우조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 정호연과 인상적인 연기 호흡을 보여줬던 이유미는 게스트 여자연기상 후보로 지명됐다.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 나란히 남여주연상을 받은 이정재와 정호연은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에 이름을 올렸다.

촬영상, 음악상, 미술상, 편집상, 특수효과상, 스턴트 퍼포먼스상까지 제작 관련 기술상 부문에도 대거 노미네이트 됐다. 후보를 올릴 수 있는 모든 부문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미국 매체들은 에미상 발표 이후 ‘오징어게임’의 무서운 화력과 성과에 주목했다. LA타임스는 “‘오징어게임’이 에미상을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고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고 썼다.

최고상인 작품상 수상까지 노리고 있는 ‘오징어게임’의 최대 경쟁작은 재벌 기업 가문의 이야기를 그린 HBO 드라마 ‘석세션’으로 꼽힌다. 앞서 열린 주요 시상식들에서 ‘오징어게임’이 수상하지 못한 부문의 대부분의 상을 가져갔던 ‘석세션’은 이번 에미상에서 25개 최다 후보를 냈다.


●이해하지 못할 ‘파친코’ 주요 후보 탈락

‘오징어게임’과 달리 역시 에미상 후보 지명을 크게 기대했던 애플TV+ ‘파친코’는 찬밥 대우를 받았다. 주요상 부문에는 단 하나의 후보를 내지 못하고 제작 관련 기술상 후보 중 하나인 메인타이틀 디자인 부문에만 이름을 올렸다.

이에 미국 현지 언론들은 에미상 후보 발표 이후 “‘파친코’ 스넙(무시)”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디와이어는 “‘파친코’가 무시당한 이유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LAT도 “에미상이 최고 드라마 중 하나인 파친코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