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레전드의 ‘가을 마무리’는 또다시 어려운 것일까.

롯데 자이언츠는 7일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0-14로 대패해 8위로 내려앉았다. 정확히 100경기에서 41승4무55패를 기록해 승률은 0.427에 불과하다. 5위인 KIA 타이거즈(49승1무48패)와 격차는 7.5경기. 아직 44경기가 남아있지만, 현재의 페이스를 고려하면 롯데의 가을야구행에는 반드시 ‘기적’이 수반되어야 한다.

롯데는 올 시즌을 끝으로 프랜차이즈스타인 이대호(40)를 떠나보낸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예고 은퇴’를 해놓은 상황이다. 가을야구로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게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은퇴를 예고한 선수들의 마지막 시즌 가을야구는 생각보다 장벽이 높았다. 이대호에 앞서서 KBO리그에선 ‘국민타자’ 이승엽이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는데, 당시 이승엽의 소속 팀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시즌을 9위로 마쳐 이승엽과 가을 작별인사를 나누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 같은 사례는 적지 않다. 뉴욕 양키스의 영구결번이자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였던 데릭 지터는 2014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지터 역시 은퇴 시즌 가을무대를 밟지 못했다. 당시 양키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선 2위, 와일드카드 순위에선 5위로 밀려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다.

빅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각광받았던 마리아노 리베라 역시 2013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으나 그의 현역 마지막 경기는 포스트시즌이 아닌 정규시즌이었다. 양키스는 당시 지구 3위에 머물렀다.

가을무대에서 화려하게 은퇴하는 것은 모든 베테랑 선수들이 꿈꾸는 최고의 마무리다. 그러나 아무리 화려한 경력을 지닌 선수라 해도 마지막 가을야구의 벽은 높다. 올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조선의 4번타자’는 팀의 기적과도 같은 반등으로 ‘144+알파(α)’를 해낼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