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환승연애2’(왼쪽), iHQ ‘에덴’ 등 비슷한 연애 예능 프로그램들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다. 사진제공|티빙·iHQ
예능프로그램 연애 소재 과열
관련 프로그램 15편 동시에 공개
“만들기 쉽고 화제성 커 제작 압박”
“진정성 훼손” “차별화 필요” 지적
예능프로그램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연애 소재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환승연애2’, SBS플러스·ENA플레이 ‘나는 솔로’ 등 무려 15편의 관련 프로그램이 한꺼번에 공개돼 시청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시청자는 “제작진이 차별화 고민을 전혀 하지 않는다”며 날선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관련 프로그램 15편 동시에 공개
“만들기 쉽고 화제성 커 제작 압박”
“진정성 훼손” “차별화 필요” 지적
●“가장 보편적 리얼리티 소재”
앞서 ‘나는 솔로’, ‘환승연애2’, KBS조이 ‘연애의 참견’ 등 기존 프로그램에 이어 KBS 2TV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SBS ‘연애는 직진’, iHQ ‘에덴’, MBC에브리원 ‘다시 첫사랑’, 웨이브 ‘썸핑’ 등이 쏟아져 나왔다. 연말에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사내연애’, ‘체인리액션’ 등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21일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리얼리티 포맷으로 트렌드가 회귀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획성 예능 포맷이 시청률에서 뒤처지면서 제작이 쉽고 시청자 감정에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연애 소재가 리얼리티 형식으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행에 편승하려는 각 채널의 과도한 경쟁이 연애 소재의 과포화 현상을 이끌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 예능 PD는 “이미 관련 소재가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지만, 높은 화제성 때문에 내부에서 관련 제작 지시가 계속 내려온다”고 호소했다.
●“결과는 진정성 훼손”
대부분의 연애프로그램이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엇갈리는 로맨스, 이를 지켜보는 연예인 출연자들의 토크 등 똑같은 방식으로 제작되면서 부작용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비연예인이지만 실제로 미디어 활동에 기반한 출연자들을 섭외하는 등 진정성이 훼손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끌기 위해 점차 자극적인 장면을 강조하는 흐름도 지적하면서 “앞으로 사회적 통념을 위반하는 프로그램이 나올 우려도 많다”고 덧붙였다.
정 평론가도 “같은 이야기라도 어떤 콘셉트로 기발하게 조립할 수 있는지가 재미의 관건”이라면서 “각종 제작진이 ‘지옥도와 천국도’ 등 색다른 설정을 추가한 넷플릭스 ‘솔로지옥’, 추리물 성격의 ‘환승연애’ 등 성공 사례를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