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감 더해 가는데…베끼기 급급한 연애 예능

입력 2022-08-2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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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환승연애2’(왼쪽), iHQ ‘에덴’ 등 비슷한 연애 예능 프로그램들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다. 사진제공|티빙·iHQ

예능프로그램 연애 소재 과열

관련 프로그램 15편 동시에 공개
“만들기 쉽고 화제성 커 제작 압박”
“진정성 훼손” “차별화 필요” 지적
예능프로그램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연애 소재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환승연애2’, SBS플러스·ENA플레이 ‘나는 솔로’ 등 무려 15편의 관련 프로그램이 한꺼번에 공개돼 시청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시청자는 “제작진이 차별화 고민을 전혀 하지 않는다”며 날선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가장 보편적 리얼리티 소재”


앞서 ‘나는 솔로’, ‘환승연애2’, KBS조이 ‘연애의 참견’ 등 기존 프로그램에 이어 KBS 2TV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SBS ‘연애는 직진’, iHQ ‘에덴’, MBC에브리원 ‘다시 첫사랑’, 웨이브 ‘썸핑’ 등이 쏟아져 나왔다. 연말에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사내연애’, ‘체인리액션’ 등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21일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리얼리티 포맷으로 트렌드가 회귀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획성 예능 포맷이 시청률에서 뒤처지면서 제작이 쉽고 시청자 감정에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연애 소재가 리얼리티 형식으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행에 편승하려는 각 채널의 과도한 경쟁이 연애 소재의 과포화 현상을 이끌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 예능 PD는 “이미 관련 소재가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지만, 높은 화제성 때문에 내부에서 관련 제작 지시가 계속 내려온다”고 호소했다.


●“결과는 진정성 훼손”


대부분의 연애프로그램이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엇갈리는 로맨스, 이를 지켜보는 연예인 출연자들의 토크 등 똑같은 방식으로 제작되면서 부작용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비연예인이지만 실제로 미디어 활동에 기반한 출연자들을 섭외하는 등 진정성이 훼손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끌기 위해 점차 자극적인 장면을 강조하는 흐름도 지적하면서 “앞으로 사회적 통념을 위반하는 프로그램이 나올 우려도 많다”고 덧붙였다.

정 평론가도 “같은 이야기라도 어떤 콘셉트로 기발하게 조립할 수 있는지가 재미의 관건”이라면서 “각종 제작진이 ‘지옥도와 천국도’ 등 색다른 설정을 추가한 넷플릭스 ‘솔로지옥’, 추리물 성격의 ‘환승연애’ 등 성공 사례를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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