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포스트 오승환’ 준비…이제 현실이다

입력 2022-08-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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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 스포츠동아DB

이제는 현실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그동안 부동의 마무리투수 오승환(40)의 후계자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다. 2005년부터 KBO리그에서만 통산 598경기에 등판해 362세이브(35승19패15홀드)를 따낸 그의 존재감은 실로 엄청났고, 불혹의 나이에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승환이라는 이름 석 자의 무게감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그의 후계자가 누가 되든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KBO리그는 물론 일본프로야구(80세이브)와 메이저리그(42세이브)에서도 위력을 뽐냈기에 역대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평가받기에 손색이 없다.

삼성이 오승환의 후계자 선정작업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승환이 일본무대로 떠난 뒤에도 삼성은 2년 연속(2014~2015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 때 마무리투수는 임창용이었다. KBO리그 통산 258세이브를 거둔 임창용도 역대급 마무리투수 중 한 명이다. 그러다 보니 오승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문제는 삼성이 5년 연속(2016~2020년) 가을무대를 밟지 못했던 시기다. 이 기간 삼성에서 세이브를 한 차례 이상 기록했던 투수는 총 8명이다. 심창민(현 NC 다이노스·48세이브), 장필준(42세이브), 우규민(15세이브), 최충연(9세이브), 안지만(5세이브), 최지광(2세이브), 백정현, 권오준(이상 1세이브)이다. 나이를 고려했을 때 이들 중 오승환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이는 최충연(25)과 최지광(24)뿐이었다. 미래의 마무리로 점찍었던 심창민(29)은 NC로 트레이드됐다.

오승환이 미국무대에서 돌아온 2020년부터도 김윤수(23)와 좌완 이승현(20) 등 젊은 강속구 투수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지금도 오승환과 이들의 역할에는 차이가 있다. 삼성이 7월 13연패로 무너졌을 때 오승환을 대체할 투수의 부재는 그야말로 뼈아팠다. 오승환이 8월 5차례 세이브 기회를 모두 살리는 등 평균자책점(ERA) 1.04로 살아났지만, 언제까지 그에게 기댈 수만은 없다는 현실을 이제는 삼성도 절실히 깨닫고 있다. 2016~2019년에는 ‘언젠가 돌아올’ 오승환을 기다리며 희망을 품었지만, 지금은 상황 자체가 달라졌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30일 “오승환 이후 팀의 마무리투수에 대해선 늘 고민하고 있고, 중요한 과제라는 사실 또한 인지하고 있다”며 “오승환이 오랫동안 버텨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 무조건 기댈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캠프 때부터 여러 준비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존의 불펜 자원들은 물론 선발투수들의 마무리 배치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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