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원(왼쪽)은 2일 전북 군산대 체육관에서 열린 추계회장기 대회 마지막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이부동생' 남성빈에게 세트스코어 3-2(9-11 19-17 9-11 11-7 11-5) 완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실업무대 첫 단식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이 동생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 깊었다. 군산 I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서중원(왼쪽)은 2일 전북 군산대 체육관에서 열린 추계회장기 대회 마지막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이부동생' 남성빈에게 세트스코어 3-2(9-11 19-17 9-11 11-7 11-5) 완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실업무대 첫 단식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이 동생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 깊었다. 군산 I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결승에서 펼쳐진 형제간 맞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때로는 복식에서 함께 정상에 오르기도 했지만, 단식 정상을 향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명승부로 눈길을 모았다. 실업탁구 추계회장기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만난 서중원(27)과 남성빈(21·이상 영도구청)의 이야기다.

서중원은 2일 군산대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남성빈을 세트스코어 3-2(9-11 19-17 9-11 11-7 11-5)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동생을 상대로 실업무대 첫 단식 우승을 차지해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이날 경기 후 스포츠동아와 만난 서중원-남성빈 형제는 “선수 대 선수로서 맞대결한다는 생각이 강해 우승이 욕심났다”며 “온라인 중계로 누나들과 어머니도 우리가 맞붙는다는 걸 알고 계셨다. 경기 전 오전에 전화로 좋은 승부를 펼쳐보라고 격려해주셨다”며 웃었다.

형제는 어머니 강모 씨(56) 슬하의 2남2녀 중 셋째와 넷째로 태어났다. 강 씨는 첫 남편과 사이에서 1남2녀를 낳았지만 1995년 사별했다. 이후 두 번째 남편과 사이에서 남성빈을 낳았지만, 2012년 다시 사별해 홀로 택시운전을 하며 4자녀를 키워왔다.

한국탁구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에서 맞붙게 된 형제·자매 선수가 된 서중원과 남성빈은 치열한 승부 뒤에 덕담을 주고받았다. 올해 연말 서중원은 지방 소재 기업구단으로, 남성빈은 수도권 소재 지자체 구단으로 이적이 유력해 사실상 영도구청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결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서중원은 “(남)성빈이가 나 정도는 이겨야 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 더욱 진심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경기 내용에선 내가 밀렸지만 변수에 흔들리지 않은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남성빈도 “경기 막판 급해진 게 패인이다. 4강전부터 ‘어쩌면 형과 결승에서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다”며 “결승에서 형을 넘지 못해 아쉽지만 좋은 추억이었다. 더 좋은 선수가 돼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