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투펀치가 다승 공동 1위, LG의 승리공식은 분명하다

LG 켈리(왼쪽), 플럿코. 스포츠동아DB

팀당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에서 선발진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특히 좋은 흐름을 잇고, 나쁜 흐름은 끊는 에이스의 역할은 몹시 중요하다.

LG 트윈스의 행보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선발투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확실한 외인 에이스 2명을 앞세워 선두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나란히 15승을 거두며 다승 부문 공동선두에 올라있는 케이시 켈리(33)-아담 플럿코(31)의 원투펀치는 LG의 확실한 승리공식이다. LG 구단 사상 외국인투수 2명의 동반 15승은 처음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올 시즌 켈리는 24경기에서 15승2패, 평균자책점(ERA) 2.41, 플럿코는 26경기에서 15승5패, ERA 2.48을 기록 중이다. 팀의 선발승(49승) 가운데 61.2%를 켈리와 플럿코가 책임졌다.

단순히 운이 좋아서 따낸 승리도 아니다. 선발투수의 기본적인 몫으로 꼽히는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켈리가 18회, 플럿코가 17회다. 올 시즌 LG 선발투수들의 QS는 총 51회인데, 이 중 68.6%를 켈리와 플럿코가 합작했다. 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마찬가지다. LG의 올 시즌 QS+는 총 13회인데, 켈리(8회)와 플럿코(4회)가 대부분을 작성했다.

단순히 개인성적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켈리와 플럿코가 등판한 50경기에서 LG는 35승1무14패(승률 0.714)를 거뒀다. 켈리가 등판한 날에는 17승1무6패(0.739), 플럿코가 등판한 경기에선 18승8패(0.692)다. 에이스의 역할을 완벽에 가깝게 수행한 것이다. 켈리(5회)와 플럿코(4회)의 승리를 불펜이 날린 경기가 9차례에 달하는 점은 동반 20승도 불가능이 아니었다는 의미로 읽힌다.

강점이 확실하다. 무엇보다 기복 없이 꾸준한 투구를 펼친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동료들과 호흡하는 자세 또한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류지현 LG 감독이 둘에게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선두 SSG 랜더스를 추격 중인 LG로선 둘의 존재가 그만큼 소중할 수밖에 없다. 확실한 외국인투수 2명이 팀을 바꿀 수 있음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켈리와 플럿코의 무한질주에 눈길이 쏠린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