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클리닝 타임 때 KBO레전드 40인에 선정된 박경완이 시상식에서 SSG 김원형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클리닝 타임 때 KBO레전드 40인에 선정된 박경완이 시상식에서 SSG 김원형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원래 계획에는 없던 건데…. 제가 하고 싶다고 했어요.”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50)은 1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 40주년 기념 레전드 40인’ 시상식에서 기념 트로피 시상자로 나섰다. 당초 계획에는 없던 일이다. 김 감독은 고향 전주에서부터 프로 무대까지 함께한 친구 박경완 전 SK 와이번스(현 SSG) 1군 수석코치(50)가 레전드로 선정됐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 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박)경완이와 서로 얼굴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원래 행사 계획에는 없었지만, 내가 (시상하고 싶다고) 구단에 먼저 얘기했다. 보통 양 팀 주장들이 나와서 꽃다발을 건네는 정도일 텐데, 그래도 경완이지 않나. 경완이한테는 특별하지 않을지 몰라도 내게는 특별한 선수니까 내가 어떤 방식으로든 기념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 박 전 코치와 ‘영혼의 배터리’로 불렸다. 전주중앙초~전주동중~전주고를 함께 나온 이들 2명은 전주 연고팀인 쌍방울 레이더스에도 함께 입단했다. 박 전 코치가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한 뒤 잠시 떨어져 있었으나, 2003년부턴 SK에서 인연을 이어갔다. 지도자가 된 뒤에는 박 전 코치가 SSG에 인수되기 전인 2020년까지 인천에 머물렀는데, 김 감독이 지난해 SSG 지휘봉을 잡으면서 또 한번 엇갈렸다. 그러나 레전드 행사를 통해 김 감독이 SK 투수코치를 지낸 2016년 이후 6년 만에 인천 그라운드에서 재회할 수 있었다.

박 전 코치는 SK 구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선수 시절 역대 포수 중 최다홈런인 314홈런을 친 레전드로 공격뿐만 아니라 투수 리드, 수비 등에서도 후배 포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SK에서만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어 구단 유일 영구결번 선수로 남기도 했다. 박 전 코치는 “20년 정도 인천에서 야구를 했는데, 떠날 때 팬 여러분께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자리를 빌려 ‘너무 감사했고, 너무 미안했고,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다.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