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정후(오른쪽), 푸이그. 스포츠동아DB

키움 이정후(오른쪽), 푸이그. 스포츠동아DB


“내가 이길 겁니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32)는 21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20호 아치를 그렸다. 전반기의 부진을 털어내는 후반기 행보로 키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는 ‘야생마’다.


푸이그의 시즌 20홈런 달성으로 키움의 20홈런 타자는 이제 2명이 됐다. 푸이그에 앞서 20홈런 고지를 밟은 타자는 이정후(24)다. 이정후는 6일 대구 삼성전에서 일찌감치 20홈런을 채운 뒤 계속해서 자신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정후와 푸이그는 팀의 3번, 4번타자로 나란히 나서고 있다. 포지션도 같은 외야수라 평소에도 많은 대화를 나누곤 한다. 특히 타격에 대해선 심도 있는 얘기가 자주 오가는데, 최근 둘은 유독 홈런에 관한 얘기를 많이 주고받았다.


푸이그는 “이정후가 나에게 ‘얼른 20홈런 대열에 합류하라’는 얘기를 자주 했다. LG 트윈스를 말하면서 ‘저 팀에는 20홈런 타자가 두 명이나 있다’고 하더라. 빨리 따라오라는 말이었는데, 함께 20홈런을 달성해 기쁘다”고 밝혔다.

LG에선 김현수와 오지환이 일찍이 20홈런을 넘어서며 쌍포로 활약 중이다. 이정후의 당부대로 푸이그도 20홈런 고지에 오름에 따라 키움 역시 LG와 함께 20홈런 타자를 2명이나 보유하게 됐다.

키움 이정후(왼쪽), 푸이그. 스포츠동아DB

키움 이정후(왼쪽), 푸이그. 스포츠동아DB



푸이그는 “이정후는 나보다 야구를 더 잘하는 선수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선수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게 나뿐만 아니라 팀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우리는 홈런뿐만 아니라 2루타 경쟁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이정후는 32개, 푸이그는 28개의 2루타를 터트렸다. 당연히 팀 내 1, 2위다.


푸이그는 ‘이정후와 홈런 경쟁에선 누가 승리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내가 이길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푸이그는 이정후를 아직까지는 1개차로 뒤쫓고 있다.

전반기 부진에 대해선 스스로 냉정하게 짚기도 했다. 푸이그는 “전반기에 그렇게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둘 줄은 몰랐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다행히 후반기에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정교한 타격에 신경을 쓰고 있고, 또 그게 지금은 강한 타구로도 이어지고 있다. 계속 열심히 훈련하면서 지금의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