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카메룬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가 열렸다. 한국이 카메룬을 상대로 1-0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7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카메룬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가 열렸다. 한국이 카메룬을 상대로 1-0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을 꿈꾸는 한국축구가 9월 마지막 A매치를 승리로 장식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 친선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전반 35분 터진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선제 헤더골이 결승포가 됐다. 이로써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의 한국은 카메룬(38위)과 역대전적에서 3승2무의 절대우위를 이어갔다.

월드컵 본선에 출격할 26명의 최종 엔트리 선정에 앞서 치른 마지막 실전이라는 점에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이날 경기에서 ‘벤투호’는 초반부터 카메룬을 강하게 압박했고,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 대표팀은 결연한 각오로 카메룬전에 임했다. 코스타리카전(23일)을 2-2 무승부로 마친 뒤 태극전사들은 26일 팀 미팅을 했다. 이 자리에서 “내용과 결과를 전부 챙길 수 있는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고 동료들을 독려한 손흥민은 개인통산 104번째 A매치에서 35호 골을 터트리며 대표팀에 큰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코스타리카전 프리킥 골에 이은 A매치 2경기 연속득점이다.

이날 벤투 감독은 예고대로 큰 변화를 줬다. 주로 사용해온 4-2-3-1 포메이션 대신 코스타리카전을 4-1-3-2로 소화한 대표팀은 카메룬을 상대로는 변형 4-3-3으로 나섰다. 좌우 날개 황희찬(울버햄턴), 이재성(마인츠)의 지원을 받은 손흥민이 2선 중앙의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위치를 바꿔가며 최전방을 오가는 전략이었다.
‘프리롤’처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 손흥민에 카메룬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사이, 대표팀은 빠르게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4분 손흥민이 배급한 볼을 황희찬이 헤더로 떨궈주고 정우영이 슛을 날려 포문을 열었고, 전반 27분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전반 32분 김진수(전북 현대)의 연속 슛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줄기차게 두드리자 길이 열렸다. 전반 35분 손흥민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왼쪽 측면으로 볼을 크게 넘겼고, 황희찬이 오버래핑에 나선 김진수에게 연결했다. 김진수의 왼발 슛을 상대 골키퍼가 펀칭했지만 공교롭게도 손흥민의 머리로 향했다.

권창훈(김천 상무)을 이재성과 바꿔주며 시작한 후반전에도 대표팀은 기세를 유지했는데, 교체 카드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황희찬 대신 나상호(FC서울), 손준호(산둥) 대신 베테랑 정우영(알 사드)을 투입했고 허리 통증을 호소한 황의조(올림피아코스)를 빼면서 백승호(전북)까지 내세웠다.

그러나 홈팬들이 기대한 ‘차세대 특급’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경기장을 찾은 5만9000여 명이 이름을 연호했으나 1년 6개월 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한 이강인(마요르카)에게 7번째 A매치 출전 기회는 끝내 주어지지 않았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