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영건 박영현과 ‘우상’ 오승환의 특별한 만남 [수원 리포트]

입력 2022-10-04 18: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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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영현이 4일 수원 삼성전에 앞서 오승환과 함께 자신의 휴대전화로 셀프 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삼성 라이온즈-KT 위즈전이 열린 4일 수원KT위즈파크. 경기를 1시간여 앞두고 3루측 삼성 덕아웃 뒤편에서 21세차 선후배 박영현(19·KT)과 오승환(40·삼성)이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어린 시절부터 박영현에게 오승환은 우상이었다. 유신고 3학년 때인 지난해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때도 “오승환 선배의 ‘돌직구’를 감명 깊게 봤다. 나도 오승환 선배처럼 좋은 구원투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랬던 소년은 올해 1차지명을 받고 KT에 입단했고, 40경기 이상 마운드에 오르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이미 양 팀이 수차례 맞대결을 벌였고, 박영현도 오랫동안 1군에서 뛰었기에 만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럼에도 만남이 늦어진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박영현이 “1군에서 자신 있게 내 공을 던지고 나서 인사드리고 싶었다”며 의지를 불태웠기 때문이다.

양 구단 관계자들을 통해 만남이 성사되자 다소 수줍어하던 박영현은 오승환의 따뜻한 말 마디마디에 조금씩 긴장을 풀었다. 오승환은 “립 서비스가 아니다. 앞으로 대표팀에도 가야 할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아프면 안 된다”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왜 KT 선배들이 롤 모델이 아니냐”는 다소 장난스러운 질문이 이어지자 박영현은 “선배님밖에 없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날만큼은 오승환의 팬이었다. 대화를 주고받은 뒤 자신의 휴대전화로 사진까지 찍었고, “이렇게 뵙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팬심’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정말로 나중에 연락하라. (박)경수(KT)와 함께 보자”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박영현으로선 최고의 동기부여를 얻은 하루였다. 그는 “약속이 잡힌 뒤부터 너무 떨려서 아무런 생각도 안 났는데, 자상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우리 팀 선배님들과 더불어 앞으로 조언이 필요할 때, 오승환 선배님께도 꼭 연락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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