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때도 안 울었는데…” 울컥한 SSG 김원형 감독, 감정 다 드러내지 않은 이유

입력 2022-11-08 17: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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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원형 감독. 스포츠동아DB

“저 감정 메마른 사람 아닙니다.”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50)은 전신 SK 와이번스에서 뛰던 2007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처음 경험했다. 프로 데뷔 17년 만에 맛본 우승이었다. 당시 주장으로 팀을 이끈 김 감독은 후배들에게 헹가래를 받은 뒤 우승을 함께하지 못한 옛 동료 김기태 현 KT 위즈 퓨처스(2군)팀 감독, 조원우 현 SSG 벤치코치 등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었지만, 어째서인지 눈물이 나진 않았다.

김 감독은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올해 KS 6차전에 앞서 “사실 내가 참 눈물이 없는 편이다. 선수시절 (SK에서) 첫 우승한 때도 다른 사람들은 다 울었지만, 나는 ‘울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좀 들었다. 내가 감정이 메마른 사람은 절대 아닌데…”라며 2007년 KS 우승 당시를 돌아봤다.

SSG 사령탑에 앉은 지 2년, 이번에는 김 감독의 감정을 올라오게 만든 장면이 나왔다. 7일 벌어진 KS 5차전에서 9회말 대타 김강민의 역전 끝내기 3점홈런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김 감독은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웃음), 홈런이 나왔을 때 감정은 나도 잘 모르겠다. 같은 장면을 봐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를 순 있을 테지만, 울컥하는 느낌이 속 안에서 좀 오더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직 감정을 전부 다 드러내진 않았다. KS 5차전이 끝난 뒤 김강민과 포옹하려 한 그는 “내일 하시죠”라는 말을 듣고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구나. 1승 더 해야 하는구나. 정신 차리자’며 감정을 억눌렀다. 김 감독은 ‘1승 더 하면 준비해둔 우승 세리머니가 있느냐’는 말에도 “좋은 결과를 낸 뒤 보여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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