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장’ 신성현과 이승엽-고토 조합,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

입력 2022-11-1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신성현(왼쪽), 이승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신성현(32)은 늘 ‘아픈 손가락’이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통산 108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0.159(138타수 22안타), 3홈런, 13타점에 불과하다. 장타력을 갖춘 우타자인 데다 기동력도 준수해 매년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가 뒷받침되지 않았다. 89경기에서 타율 0.278, 8홈런, 24타점, 출루율 0.360을 기록한 2016년(당시 한화 이글스)이 최고점이다.

무엇보다 올 시즌에 앞서 5년 총액 54억 원에 한화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까지 체결한 포수 최재훈의 트레이드 반대급부였던 점(2017년)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최재훈은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양의지, 박세혁에 이은 두산의 3번째 포수였지만, 이제는 당당한 한화의 주전 포수다. 최재훈과 대비되는 행보는 신성현을 더욱 아프게 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선 더 보여줄 게 없었지만, 1군 무대에선 늘 작아졌다. 한화와 비교해 뎁스가 두꺼운 두산의 1군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결과를 내지 못하니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올해도 1군 등록일수는 40일에 불과했고, 17경기에서 타율 0.087(2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이 전부였다. 2017년 트레이드 당시 팀 타선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선수가 어느새 계약 연장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다행히 이승엽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두산에서 신성현은 또 한번의 기회를 얻었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마친 신성현과 면담하며 “등 떠밀려 그만두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며 그의 열정을 끌어냈다. 마음을 다잡은 신성현은 경기도 이천 마무리캠프에서 쉴 틈 없이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이 감독과 고토 고지 타격코치도 물심양면으로 그를 돕고 있다. 특히 고토 코치는 2017시즌 직후 마무리캠프 때부터 신성현을 지켜봤던 터라 보완해야 할 점을 그만큼 잘 알고 있다.

두산 고토 고지 타격코치. 스포츠동아DB


이 감독과 고토 코치가 ‘지일파’라는 점도 행운이다. 신성현은 2008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지명을 받은 바 있다. 고교 시절(교토국제고)부터 2014년까지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했기에 일본야구 특유의 디테일도 잘 알고 있다. 이는 이 감독이 추구하는 바와도 일치한다. 한화 시절에도 일본야구에 정통한 김성근 감독 밑에서 커리어 하이를 써냈듯, 지일파 코칭스태프와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 감독과 고토 코치 모두 신성현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신성현도 다시 찾아온 기회를 잡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라스트 찬스’의 결말이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