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신성현(왼쪽), 이승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무엇보다 올 시즌에 앞서 5년 총액 54억 원에 한화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까지 체결한 포수 최재훈의 트레이드 반대급부였던 점(2017년)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최재훈은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양의지, 박세혁에 이은 두산의 3번째 포수였지만, 이제는 당당한 한화의 주전 포수다. 최재훈과 대비되는 행보는 신성현을 더욱 아프게 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선 더 보여줄 게 없었지만, 1군 무대에선 늘 작아졌다. 한화와 비교해 뎁스가 두꺼운 두산의 1군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결과를 내지 못하니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올해도 1군 등록일수는 40일에 불과했고, 17경기에서 타율 0.087(2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이 전부였다. 2017년 트레이드 당시 팀 타선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선수가 어느새 계약 연장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다행히 이승엽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두산에서 신성현은 또 한번의 기회를 얻었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마친 신성현과 면담하며 “등 떠밀려 그만두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며 그의 열정을 끌어냈다. 마음을 다잡은 신성현은 경기도 이천 마무리캠프에서 쉴 틈 없이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이 감독과 고토 고지 타격코치도 물심양면으로 그를 돕고 있다. 특히 고토 코치는 2017시즌 직후 마무리캠프 때부터 신성현을 지켜봤던 터라 보완해야 할 점을 그만큼 잘 알고 있다.
두산 고토 고지 타격코치. 스포츠동아DB
이 감독과 고토 코치가 ‘지일파’라는 점도 행운이다. 신성현은 2008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지명을 받은 바 있다. 고교 시절(교토국제고)부터 2014년까지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했기에 일본야구 특유의 디테일도 잘 알고 있다. 이는 이 감독이 추구하는 바와도 일치한다. 한화 시절에도 일본야구에 정통한 김성근 감독 밑에서 커리어 하이를 써냈듯, 지일파 코칭스태프와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 감독과 고토 코치 모두 신성현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신성현도 다시 찾아온 기회를 잡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라스트 찬스’의 결말이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