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만 지어도 욕먹는 ‘오은영 리포트’, 이게 재정비의 결과 [DA:스퀘어]

입력 2023-01-10 1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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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논란 속에 2주간의 결방 후 방송을 재개했다.

지난해 12월 19일 ‘오은영 리포트’ 방송에서는 남편을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는 재혼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았다. 남편은 의붓딸을 꼭 끌어안고 주사를 놓는 장난을 쳤고, 아이가 “싫어요”라고 거부하는데도 계속 장난을 쳤다. 이 장면이 여과 없이 그대로 방송에 노출되자 시청자들은 불쾌감을 드러냈고, 아동 성추행이라는 논란으로 번졌다. 관련 내용이 일파만파 커지자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 모두 사과했고, 2주간의 재정비 기간을 갖고 지난 9일 다시 방송을 시작했다.

이날 방송 시작 전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제작진은 사과문을 띄우고 “시청자 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송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제작진은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한 후 전문가 분석을 통해 관계 회복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또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당시 상황에서 우려될 만한 모든 지점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앞으로 제작진은 모든 시청자가 수긍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방송이 시작됐고, 진행자 소유진, 하하, 김응수, 박지민 아나운서를 비롯해 오은영 박사가 반갑게 오프닝을 시작했다. 지난 방송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고, 방송은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진행됐다.



방송 이후 논란에 대한 언급과 사과가 없었고, 오은영 박사가 미소를 지으며 방송 오프닝을 했다는 지적들이 쏟아졌다. 앞서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의 직접적인 사과와 방송에 앞서 게시한 사과문에 담긴 개선에 대한 약속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시청자들도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의 컴백이 반갑지 않았던 것 같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시청률 3.9%를 기록했다. 지난 방송이 4.6% 였던 것에 비하면 0.7% 감소한 수치다. 논란이 된 방송에 대한 영향이라 단정 지을 지표는 아니지만, 영향이 없다고 보기도 힘들다.

오은영 박사의 ‘미소 오프닝’이 문제일까. 단순히 그 부분이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만든 것은 아닐 것이다. 시청자들의 폐지 요구가 잇따랐지만, 그런 의견은 묵살한 채 “모든 시청자가 수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라며 이해만 구하는 제작진의 태도가 문제다.

“프로그램 내부 정비차 2주간 결방”하겠다던 ‘오은영 리포트’. 2주간의 재정비 기간 끝에 내놓은 지난 9일 방송은 앞선 방송들과 전혀 달라진 바 없는 듯 보인다. 이제는 ‘오은영 리포트’가 폐지되면 안 되는 이유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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