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화 된 부동산 사기 수법…‘탐정의 눈’으로 봐야 예방 가능”

입력 2023-01-27 0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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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종 교수

‘부동산계 셜록’ 윤현종 교수가 말하는 부동산탐정의 세계

사기집단과 중개업자 합작 전세 사기…개인이 막긴 역부족
거래사고 예방·진단·손실재산 회수·솔루션 제시 등 역할
동국대 법무대학원에 ‘부동산탐정 과정’ 개설해 인재 양성
“최근 전국을 뒤흔들고 있는 ‘전세사기사건’ 등 부동산 사기는 범죄자들의 수법이 고도화 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예방하고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부동산 문제는 부동산탐정의 시각으로 보아야 해결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1호 부동산탐정으로 꼽히는 윤현종 교수는 ‘부동산계의 셜록’으로 불린다. 동국대 법무대학원(탐정법무전공)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한국부동산탐정협회 초대 회장을 맡는 등 일반인에게 다소 낯선 부동산탐정 분야를 대중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윤 교수를 만나 부동산탐정의 세계에 대해 들어보았다.

‘국내 1호 부동산탐정’ 윤현종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부동산 사고, 사기를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해 부동산탐정을 육성하고 대중화 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아래 사진은 부동산탐정&경매실전 최고위과정 수료식.



-부동산탐정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가요.

“일반탐정의 업무는 발생한 결과에 대해 수습하는 사후적 업무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부동산탐정의 경우 사전 예방적 업무의 종류가 더 많고 중요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부동산탐정의 업무는 부동산 거래사고·범죄 예방 단계, 부동산 거래사고·범죄 진단 단계, 손실재산 회수 단계의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어요. 1단계에서는 부동산 거래 분야, 개발·건설·건축 분야, 경매 분야의 조사가 있을 수 있겠고, 2단계에서는 범죄의 성립요건과 가해자·범죄자의 소재 파악 등의 업무가 있습니다. 3단계인 손실재산 회수 단계에서는 소송의 증거수집이라든지 가해자, 범죄자의 소재파악 및 은닉재산에 대한 조사 등을 다루게 됩니다. 이중 일부 업무는 탐정법이 제정돼 법률적으로 허용돼야 하는 업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부동산탐정은 부동산 사고, 범죄와 관련해 예방부터 사후 수습까지 모든 일을 망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교수님께서는 부동산탐정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2003년 (주)부동산거래안전연구소를 설립해 20여 년 동안 부동산 거래사고분석 및 거래안전에 관한 연구, 교육, 사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부동산 거래단계별 리스크 요인에 관한 연구’로 부동산 박사학위를 받았고요. 요즘은 ‘탐정학개론’, ‘거래단계별로 분석한 부동산 사고사례’, ‘탐정과 부동산거래’를 출간하는 등 저술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 동국대 법무대학원 석사과정에 ‘탐정법무전공’이 개설되는 데 일조하면서 겸임교수로도 강의하고 있습니다. 2020년 법무대학원에 ‘부동산탐정&경매실전최고위과정’을 개설해 주임교수로서 ‘부동산탐정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부동산탐정은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 현장에서도 막중한 일을 담당할 것 같습니다.

“본교 최고위과정 수료생이 거창 감악산 56 만 평의 임야를 낙찰 받아 복합테마시티 개발에 착수한 사례가 적절하겠군요. 이 분은 강의실에서 배운 대로 실행해 토지를 매입하였고, 사업 전반에 대한 자문업무와 리스크관리업무를 부동산거래안전연구소, 한국부동산탐정협회, 동국대부동산탐정최고위가 맡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사업은 우리 과정이 지향하는 전형적인 모델사업이 될 것입니다. 즉 실전공부사례이자 수익의 장, 일자리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전세사기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사회적 부동산사기를 지속적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기획부동산 사기입니다. 과거에는 주로 토지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경매공동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어요. ‘월세 다가구원룸주택 전세보증금 횡령사건’처럼 현업 중개업종사자들이 계획한 사건도 있었고, ‘LH투기사건’처럼 공직자가 개입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번 전세사기는 전문사기집단과 일부 부도덕한 중개업종사자들의 공동기획으로 보입니다. 안타깝지만 이와 같은 고도의 수법이 동원된 부동산사기는 사실 개인이 막기는 역부족일 것입니다.”


-부동산 사기를 막고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부동산리스크관리특별기구’를 제안합니다. 부동산거래의 안전과 성숙한 거래문화 달성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뒷북만 치는 정부대응은 이제 그만해야죠. 위기, 사고가 감지되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국민에게 주의보를 내리고, 범법자들에게 강력하게 경고하고,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합니다.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급등을 막지 못한 것은 투기세력의 조직적 시세조작을 초기에 진압하지 못한 요인도 한몫 했다고 봅니다. 이 기구는 나아가 주택수급 관련 리스크 관리까지 담당하면 좋을 겁니다.”


-초대회장을 맡고 계신 한국부동산탐정협회는 어떤 단체인가요.


“한국부동산탐정협회는 동국대 법무대학원에 개설된 부동산탐정최고위과정에서 탐정기법으로 조사·분석하는 노하우를 터득한 수료생으로 구성된 전문가그룹입니다. 회원들은 전·현직 경찰, 공인중개사, 부동산 석·박사, 현업·예비탐정, 금융·법무·건설·부동산개발·빅데이터 전문가들과 기업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멤버들입니다. 부동산 문제는 탐정의 눈을 활용해 탐정기법으로 분석해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탐정은 부동산거래의 사전안전진단, 부동산 피해의 정확한 조사, 손실당한 부동산재산의 신속한 회수뿐만 아니라 여러 문제로 중단되어 있는 부동산개발사업에 대한 솔루션 제시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탐정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동산탐정이 되려면 ‘부동산탐정&경매실전최고위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과정을 이수한 사람에게 ‘부동산탐정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과정은 탐정일반론 및 부동산업과 탐정업의 융합(1과정), 탐정기법으로 분석한 부동산거래 6단계 24리스크 요인 및 사고사례 분석(2과정), 탐정기법 활용한 부동산 조사 및 사고조사 요령(3 과정), 탐정기법을 활용한 경매권리분석(4과정), 부동산탐정의 블루오션 특수경매(5과정), 스마트폰·빅데이터·거래안전동행탐정(6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 과정을 이수하고 법무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하면 장학금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의 02-720-5395.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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