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경영권 분쟁, 진흙탕 싸움으로 가나

입력 2023-02-1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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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SM)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하이브에 지분을 넘기면서 방시혁 의장과 손잡았고,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왼쪽부터)는 카카오·얼라인파트너스와 연합해 이수만과 대립하고 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SM)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하이브에 지분을 넘기면서 방시혁 의장과 손잡았고,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왼쪽부터)는 카카오·얼라인파트너스와 연합해 이수만과 대립하고 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하이브

‘SM측 0명’ 새 경영진 내놓자 ‘이수만 의혹’ 맹공

하이브, 새 이사진 후보 7명 공개
사내이사 3명에 하이브 고위직

이성수 공동대표, 이수만 저격
“홍콩 CTP회사 차려 역외 탈세
뮤직시티 건설 카지노와 연결”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격화하고 있다.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SM)의 설립자 겸 최대주주인 이수만의 지분을 인수하고 새 경영진 후보를 제안하자 SM 이성수 공동대표가 이수만의 역외탈세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맹공에 나섰다.


●SM 이사진 후보에 하이브 고위직 3명


하이브는 다음 달 열리는 SM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16일 7명의 SM 이사진 명단을 포함한 주주제안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주주제안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주주제안서를 제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이수만은 하이브와 9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하면서 하이브에 주주제안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기로 했다.

하이브 측이 제안한 이사진 명단에는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최고법률책임자(CLO), 이진화 경영기획실장 등 하이브 고위직 3명이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SM 고유의 색채를 존중하겠다는 의지에서 방시혁 의장, 걸그룹 뉴진스를 보유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 창작자는 후보에서 배제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가 올랐다.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에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비상임감사 후보로는 최규담 회계사가 각각 지정됐다.

하이브는 “이번 주주제안을 계기로 SM을 가장 모범적인 지배구조가 실현되는 기업이자 주주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으로 도약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이브 측이 새 경영진 후보에 SM 측 인사를 1명도 포함시키지 않으면서 주주총회에서 SM 현 경영진과의 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 경영진 ‘이수만 저격’ 나서

하이브의 지분인수로 궁지에 몰린 이성수 SM 공동대표는 16일 오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chris_lee_sm’에 ‘SM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이성수 성명 발표_1차’ 영상을 공개하며 이수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수만의 처조카인 이 대표는 영상을 통해 “이수만이 2019년 홍콩에서 설립한 ‘CT 플래닝 리미티드’(CTP)라는 회사는 이수만 100% 개인회사로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며 “계약 구조를 해외 레이블사와 CTP를 거치게 하면서 기형적으로 바꿨고, SM과 (해외)레이블 간의 정산 전에 6%를 선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구조가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며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SM 소속 아티스트와 전 직원이 이수만을 부르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생략하며 저격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이수만이 측근들을 앞세워 ▲아티스트는 이수만이 필요하다고 언론 성명 내기 ▲100억 원을 들여서라도 이수만을 위한 주총 대응반 만들기 ▲이수만과 SM은 국내에서 임시 고문 계약을 맺기 등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수만이 소속 그룹 에스파의 신곡 가사에 콘셉트와 어울리지 않는 나무심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을 반영할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바람에 이달 말 예정한 컴백 일정이 밀렸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수만이 주장하는 뮤직시티 건설에는 카지노가 연결돼있다”면서 “더 많은 관광객이 카지노와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 운운했다”고 주장해 파장을 키웠다.

논란이 커지자 하이브는 공식입장을 통해 “CTP에 대해 전달받은 바 없으며 SM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이를 종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만도 이날 늦은 오후 “이 대표는 상처한 아내의 조카로서 네 살부터 봐왔다. 19살에 SM에 들어와 팬관리 업무로 시작해 나와 함께 했다”면서 “아버님이 목사인 가정에서 자란 착한 조카다. 마음이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다만 이 대표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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