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늘어난 생리량, 자궁샘근증 의심해 봐야”

입력 2023-05-12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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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과장

김병수 과장

“자궁근종과 구분 쉽지 않아, 진단 필요”
40대 초반의 미혼 여성 A씨는 평생 없던 생리통을 몇 달째 겪고 있다. 직장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한 통증과 과다한 생리량이 단순 생리통이 아닐 거라는 의심이 들어 산부인과에 내원했더니 자궁샘근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 중이다.

수정된 난자가 착상하고 성장하는 여성의 생식기관인 자궁은 자궁경부, 자궁근육, 자궁내막으로 분류한다. 자궁샘근증은 자궁 내벽을 이루고 있는 자궁내막이 근육세포로 구성된 자궁근육층에 침입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침입한 조직이 자궁 전체나 전·후 벽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면 자궁 자체가 비대해지는데 이로 인해 자궁 수축이 강해져 심한 생리통이 발생하게 된다.

자궁이 커진 만큼 자궁내막이 증가해 생리량도 많아지고 근육층 내부에 고여있던 혈액이 빠져나와 생리 기간이 길어진다. 이외에도 성교통, 만성 골반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자궁샘근증은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환자의 50%는 무증상을 보이며 보통 35세 이상 가임 후반기 여성에게 생리 시작 일주일 전부터 생리가 끝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난다.

김병수 부산 대동병원 자궁근종센터 과장은 “흔히 자궁 내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인 자궁근종은 초음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반면 자궁샘근증은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전문의를 통해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근종만 제거하면 자궁을 보존할 수 있는 자궁근종과 달리 자궁샘근증은 불분명한 경계로 병변만 제거하는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두 질환은 엄연히 다른 질환인 만큼 초기에 제대로 진단받아 질환에 맞는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료는 환자의 나이와 임신 희망 여부,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무증상 혹은 증상이 가볍거나 폐경이 가까운 경우는 진통제 등을 먹으며 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들거나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부분 복강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을 시행하므로 회복 기간이 비교적 짧고 통증과 유착이 적어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자궁 보존을 원하거나 임신 계획이 있는 경우에는 경구 피임약, 호르몬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등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약물 등 비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우는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고 재발이 잦다는 단점이 있다.

자궁질환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정기검진을 통해 자신의 자궁 상태를 체크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부끄럽다는 등의 이유로 참기보다는 산부인과에 내원해 자궁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 자궁건강을 위해서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유지 ▲금연 ▲금주 ▲육류, 당류 줄이기 ▲채소, 과일 섭취 ▲정제 탄수화물 삼가 ▲양질의 수면 ▲건강즙 등 민간요법 삼가 등이 있다.

스포츠동아(부산) | 김태현 기자 localbu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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