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아니면 쪽박…다시 부는 ‘젖히기’ 바람

입력 2023-05-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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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스피돔에서 열린 경주에서 선수들이 결승선을 앞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앞에 있는 선수를 한 박자 빠르게 넘어서는 기술인 젖히기가 최근 승리를 부르는 필승 전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훈련량이 부족해 선행이나 추입 일변도이던 시즌 초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경륜 대세로 떠오른 전법

한 박자 빠르게 경쟁자 제치는 기술
코로나 터널 지나 훈련량 늘자 선호
잇단 깜짝 승리, 쌍승식 고배당 속출
승부 타이밍 놓치면 실격 당하기도
젖히기는 앞에 있는 선수를 한 박자 빠르게 넘어서는 기술이다. 경륜 강자들이 선호하는 젖히기는 흔히 경륜 레이스의 꽃이자 백미로 꼽힌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훈련량이 부족했던 때에는 젖히기보다는 선행 내지는 추입 일변도 경주가 많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점차 훈련량을 회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강자로 올라서기 위해 젖히기 기술을 구사하기 경우가 늘었다. 특히 날씨가 풀리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광명 19회차의 3일간 성적을 보면 금요경주에서 11번, 토요경주 9번, 일요경주에선 무려 12번이나 입상전법으로 젖히기가 사용됐다. 하루 운영하는 20경주 중 절반이 넘는 수치다.

특히 우승을 한 선수들의 주 전법이 젖히기가 많았다. 금요경주의 경우 젖히기로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7명이었다. 선발급에서 김두용, 한상진, 임권빈, 심상훈이 젖히기로 승리했다. 우수급에서는 장우준과 공민우, 특선급에선 안창진이 젖히기로 우승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인지도가 낮았던 임권빈이었다. 조기 강급자인 손주영을 상대로 깜짝 젖히기를 성공시키며 쌍승식 953.7배를 일으켰다.

토요경주에서는 결승 진출을 위해 모든 선수가 승부욕을 보였는데 선발급의 정동호와 고재준이 한 수 위 기량을 뽐내며 젖히기로 결승에 진출했다. 우수급에서는 장우준과 공민우, 특선급에서는 슈퍼특선반인 정종진과 양승원이 이름값을 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일요경주는 광명 첫 경주에서 임권빈이 또 한 번 젖히기로 준우승을 해 쌍승식 114.2배를 터트렸다. 선발급과 우수급 결승에서도 각각 고재준, 장우준이 젖히기로 승리했다. 특선 15경주에서는 이재림이 곽현명, 김영섭을 젖히기로 잡아내 쌍승식 314.5배라는 고배당을 탄생시키며 올해 첫 승을 신고했다.

젖히기는 이처럼 강자들에게는 우승을 차지하는 비법이 되고 있고 또한 인지도가 낮아 자리 잡기가 어려운 선수에게는 고배당을 터트리며 반격할 수 있는 좋은 무기이다. 하지만 젖히기 전법을 잘못 구사하면 대가는 혹독해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젖히기는 몸이 좋거나 기량이 뛰어나다고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 간의 자존심 대결로 펼쳐지는 경주에서는 한쪽 라인이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때 승부타이밍을 늦추며 뒤늦게 젖히기를 시도하다 상대 라인에게 밀려 착외하면서 태만경주에 실격까지 당하는 사례가 종종 등장한다.

예상지 명품경륜승부사의 김순규 수석기자는 “최근 날이 풀리고 훈련량이 많아진 선수들이 젖히기로 두각을 나타내는 경향을 보이는데 금, 토 경주에서 젖히기를 구사하는 선수는 몸 상태가 좋다는 걸 증명한다”며 “비록 착외하더라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모든 등급에서 강자들 사이에 젖히기 바람이 불어 언제든 젖히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걸 유의하고 베팅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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