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임기영. 스포츠동아DB
KIA 타이거즈 임기영(30)은 5월까지 올해 17경기에서 31이닝을 소화하며 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ERA) 2.90의 성적을 남겼다. 어떤 개인 타이틀에서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진 못하고 있지만, 그의 묵묵한 시즌 초반 활약은 KIA의 중위권 싸움에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후보로도 꼽혔던 임기영은 불펜으로 출발했다. KIA는 좌완 루키 윤영철에게 5선발을 맡기고 임기영에게는 궂은일이라 할 수 있는 롱릴리프를 맡겼다. 선발과 불펜으로 경험이 모두 풍부한 임기영이었기에 맡을 수 있는 중요 보직이었다.
임기영은 개막 직후부터 줄곧 “보직은 상관없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며 ‘팀 퍼스트’를 외쳤다. 그리고 5월까지 긴 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기대대로 제 몫을 100% 이상 해주고 있다.
임기영은 30일 광주 KT 위즈전에서도 팀의 2번째 투수로 나서 1.2이닝 무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6-1 승리에 앞장섰다. KIA로선 선발투수 이의리가 5이닝(1실점)만을 던져 경기 후반부 불펜 운영에 고민이 깊을 수 있었지만, 임기영 덕분에 불펜 카드를 크게 아낄 수 있었다.
임기영이 5월까지 소화한 31이닝은 올 시즌 KIA 불펜투수들 가운데 단연 가장 많다. 임기영에 이어서는 최지민~정해영~김기훈이 많은 이닝을 책임졌는데, 이들 중 누구도 30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등판 횟수는 적지만, 그만큼 한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던졌다는 의미다.
KIA는 29일 외국인투수 숀 앤더슨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1선발 카드를 과감하게 배제하며 재조정 시간을 줬다. 대체 선발 기용의 부담감이 있지만,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임기영의 안정감이 있다. 묵묵히 제 몫을 해내고 있는 임기영 덕분에 KIA는 시즌 초반 여러 고민을 덜며 마운드를 운영하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