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공자’ 김강우 “악역이라 생각 안해, 마초 수사자 같이 연기”

입력 2023-06-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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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공자’에서 후배 김선호와 대립각을 세운 배우 김강우가 “팽팽한 기싸움을 하며 연기했다”고 돌이켰다. 사진제공|스튜디오앤뉴

“다양한 캐릭터 만드는 멋진 후배
사생활 논란? 사는게 다 그런 것
차기작 ‘폭군’ 같이 하기로 했죠”
“잘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묻어가려 하죠.”

데뷔 22년차, 3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베테랑 김강우는 여전히 후배들에게서 배우고 있다. 그는 21일 개봉하는 주연 영화 ‘귀공자’(감독 박훈정·제작 영화사 금월)를 함께 한 후배들이 드러낸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영화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필리핀 혼혈 복싱선수 마르코(강태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마르코를 잡아 개인 목적을 이루려는 재벌 2세 한 이사 역을 맡은 그는 다른 이유로 인해 마르코를 쫓는 미스터리한 추격자 김선호와 대립각을 세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강우는 “김선호와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면서 “나이와 경험이 더 많다고 해서 후배들보다 나은 건 없다”고 돌이켰다.


○“마초적인 수사자같이 연기”

극중 한 이사는 자신을 거슬리게 하는 이들을 가차 없이 죽인다.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아버지 연배의 회사 중역도 예외는 없다. 오히려 옷을 벗겨 수치심을 주다가 총으로 쏴버리기까지 한다. 김강우는 한 이사 캐릭터를 “악역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연기”했다.

“물론 그의 행동은 악역이라 불러 마땅하죠. 하지만 연기하는 저까지 그를 악역이라고 규정짓는다면 전형적인 연기가 나올 것 같았어요. 욕망에 지나치게 충실하고 자신의 구역 안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쯤으로 생각하고 연기했죠.”

“마초 상남자”를 떠올리며 과거 할리우드 서부극을 참고해 연기했다. 영화 ‘장고: 분노의 추격자’ 속 안하무인 귀족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떠올리기도 했다.

“현대사회에는 존재하지 않을 법한 인간이라 생각했어요. 있어서도 안 되고요. 하하! 이전에 제가 했던 악역들이 계략을 세우는 지능형이었다면 이번 영화 속 한의사는 돌진하는 이글이글한 수사자를 연상시키죠.”


○“김선호 논란, 별의별 일 다 겪는 내 팔자”

영화가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함께 주연한 김선호가 사생활 논란에 휘말리면서 크랭크인이 늦어졌고 그의 출연에 대해서도 탐탁치 않아 하는 일부 시선도 나왔다.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사실 내가 작품하면서 별의 별일을 다 겪은 사람”이라고 웃었다. 앞서 그는 영화 ‘내일의 기억’과 ‘귀문’이 개봉을 앞두고 함께 주연한 서예지와 김소혜의 가스라이팅과 학교폭력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게 제 팔자인가 봐요. 하하! 사실 그런 일들은 제가 피하려고 한다고 피해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사는 게 다 그런 것 아닌가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김선호와 호흡은 만족스러웠다. “멜로 연기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다양한 캐릭터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배우”라며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차기작으로 김선호와 함께 ‘폭군’을 택하는 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폭군’ 역시 박훈정 감독이 연출한다.

“연달아 같은 감독과 배우와 작품을 하는 건 흔한 경험이 아니죠. ‘폭군’에서도 김선호 씨와 대립하지만 ‘귀공자’와는 전혀 달라요. 말투와 비주얼은 물론 걸음걸이까지 모두 싹 바꿨거든요. 완전히 다른 작품을 보시게 될 거예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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