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 특선급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준우승자 정종진, 
우승자 임채빈, 3위 정해민(왼쪽부터). 임채빈은 결승선을 앞두고 정종진과의 추입대결에서 승리하며 왕중왕전 2연패를 달성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2023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 특선급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준우승자 정종진, 우승자 임채빈, 3위 정해민(왼쪽부터). 임채빈은 결승선을 앞두고 정종진과의 추입대결에서 승리하며 왕중왕전 2연패를 달성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서 라이벌 정종진 꺾어

불리한 지역구도 극복 1위 골인
왕중왕전 2연패…승률도 100%
“하반기엔 그랑프리 우승 정조준”
현 경륜 최강자로 꼽히는 임채빈(25기 수성)이 25일 열린 ‘2023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에서 우승했다.

임채빈은 이날 라이벌 정종진(20기 김포)을 꺾고 지난해 그랑프리에서의 패배를 되갚으면서 왕중왕전 2연패에 성공했다. 올 시즌 유일하게 승률 100%를 기록하면 경륜 최강자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이번 결승에서 임채빈은 지역구도에서 불리한 상황에서 나섰다. 우선 수도권이 정종진을 비롯해 같은 팀 공태민(24기 김포)과 동서울팀 정해민(22기), 정하늘(21기)이 나서 4명이란 수적 우위를 차지했다. 충청권도 양승원(22기)과 황인혁(21기)이 있었지만 임채빈은 혼자였다.

하지만 늘 그랬듯 임채빈은 이를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가져갔다. 줄서기에서 정종진 앞으로 쉽게 들어간 후 앞에 충청권 2명과 동서울팀 2명까지 두고 경기를 풀어갔다. 임채빈 앞쪽의 4명 모두 자력이 가능한 선수들이라 한 선수라도 딴 마음을 품는다면 임채빈, 정종진 모두 위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 달리 정하늘의 탄력을 정해민이 젖히기로 넘어가 주었고 결국 정종진의 추입 대결 끝에 임채빈이 여유 있게 정종진을 마크로 돌려세우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임채빈은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 우승한 것 같다”며 “앞으로의 하반기 계획은 그랑프리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발급과 우수급은 27기들이 장악했다. 선발급에선 구본광(27기 경기개인)이 한 수 위의 다리를 자랑하며 선행 승부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고 뒤를 이어 이상현(17기 청평)과 김이남(8기 북광주)이 2, 3위를 차지했다. 우수급에선 쟁쟁한 선배들을 상대로 김옥철(27기 수성)이 압도적인 젖히기 기술을 선보이며 김동관(13기 경기개인), 이용희(13기 동서울)를 2, 3위로 따돌리며 데뷔 후 첫 대상 타이틀을 가져갔다.

명품경륜 승부사 김순규 수석기자는 “임채빈은 이번 우승으로 독주체제를 다시 한 번 완고히 했다고 할 수 있어 연말 그랑프리에서 정종진의 6연패라는 대업에 임채빈이 유일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종진은 이번 패배로 수도권의 결집이 하루 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따라서 향후 수도권으로 분류되는 동서울팀, 청평팀 등 다수의 세력들과 적극적인 연계 작전을 펼치며 임채빈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경륜경정총괄본부는 이번 왕중왕전에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3관왕 ‘라면소녀’ 임춘애 전 육상선수를 왕중왕전 결승경주 시총과 시상자로 초대했다. 또한 특선급 결승 진출선수 7명이 광명스피돔 2층 스피돔라운지에서 팬 사인회도 진행했다.

선수들은 팬들의 힘찬 응원 속에 소통하고 함께 즉석 사진도 찍으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아울러 선수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가상주행 시뮬레이터 모의경주를 진행해 팬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