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시즌 1호포 LG 오지환 “이런 축하, 나도 당황스러웠다”

입력 2023-06-28 1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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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 사진제공 | LG 트윈스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33)은 27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했다. 지난해 25개의 아치를 그렸던 그가 올 시즌 처음으로 담장을 넘기기까지는 59경기가 필요했다. 같은 기간 LG는 72경기를 소화했다.

프로 데뷔 이후 꾸준하게 장타력만큼은 인정을 받았던 오지환이지만, 올 시즌에는 개막 이후 12개의 2루타, 2개의 3루타를 기록하면서도 외야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는 좀처럼 만들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개막 이후 5경기를 치른 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4월 22일 부상에서 복귀한 뒤로는 방망이를 강하게 돌리는 데 다소 부담이 따랐다.

복귀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서 정상적으로 배트를 돌렸으나, 좀처럼 담장을 넘기지는 못했다. 잘 맞았다고 판단되는 타구가 계속 담장을 맞고 떨어졌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생각했다.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하지만 홈런이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자, 그도 사람인지라 조급함이 생겼다. 파울 홈런이 나올 때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고, ‘왜 안 넘어가지’라는 생각에 고개도 자주 갸우뚱했다.

결국 승리가 절실했던 1·2위간 맞대결에서 초반 분위기를 장악하는 결정적 한방을 터트렸다. 동료들도 무척 기뻤지만, 주장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에 ‘무관심’ 세리머니로 응답했다. 오지환은 덕아웃으로 돌아와 헬멧을 바닥에 내려치는 세리머니를 혼자 했다. 이어 두 팔을 벌리고선 그동안의 답답함을 털어내려는 듯 포효하기도 했다. 그런 뒤에야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다시 한번 기쁨을 만끽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첫 홈런이 늦었지만, 내가 동료들의 무관심 세리머니를 받을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이어 “그래서 약간 당황했는데,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했다. 나중에 축하를 받았는데 코치님들이 너무 많은 축하를 해주셔서 더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첫 홈런이 이제 나왔으니 앞으로는 좀더 편하게 칠 수 있겠다”고 밝힌 그는 “스윙은 늘 똑같이 하고 있다. 홈런도 좋지만, 우리 팀에 장타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은 만큼 계속해서 팀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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