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콜린 벨 감독(잉글랜드)이 이끄는 한국은 30일 호주 애들레이드 쿠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아프리카 다크호스’ 모로코와의 대회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0-1로 졌다. 조직이 채 갖춰지기도 전인 허용한 전반 6분 즈라이디의 헤더 골을 만회하지 못해 2연패, 조기 탈락의 위기에 놓였다.
다만 16강 진출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어진 경기에서 ‘남미 복병’ 콜롬비아가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로 유럽 강호 독일을 2-1로 꺾고 2전승으로 조 선두로 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은 다음달 3일 브리즈번에서 치를 독일(1승1패)과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에서 대승하면 기적이 연출될 수도 있다. 다만 독일은 골득실 +5, 역시 1승1패의 모로코도 -1로 우리(-3)를 크게 앞서 가능성이 크진 않다.
FIFA랭킹 17위의 한국에게 72위 모로코전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1차전에서 콜롬비아에게 0-2로 완패한 상황에서 승점 3이 절실했다. 벨 감독은 “긴장하지 않고 그간 준비한 걸 증명하자”며 ‘공격 앞으로’를 외쳤으나 한국은 오히려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군 모로코 남자축구처럼 아랍국가 최초로 월드컵에 선 여자축구도 인상적이었다.
경기 전부터 불안감이 드리워졌다. 베테랑 수비수 임선주(현대제철)가 킥오프 직전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며 콜롬비아전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PK)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심서연(수원FC)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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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구상한 스리백 선발진이 급히 바뀌며 안정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베테랑 골키퍼이자 맏언니 김정미(현대제철)가 콜롬비아전에서 치명적 실책을 범한 윤영글(BK헤켄)을 대신한 상황이었다.
물론 벨 감독은 전력을 다했다. 골잡이 박은선(서울시청)을 2015년 캐나다 대회 프랑스와 16강전 이후 8년 만에 선발 투입했고, 손화연(현대제철)을 파트너로 세운 투톱을 가동, 다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허망한 선제 실점 후 한국은 강한 반격을 시도했으나 전반 25분 박은선의 결정적 헤더가 골대를 살짝 벗어나고, 후반 교체 투입된 막내 페이시 유진 페어(PDA)가 정규시간 막바지 시도한 슛이 골대 옆으로 흐르는 등 골 운이 따르지 않아 첫 승점 사냥에 실패했다. 또한 한국은 캐나다대회 스페인과 조별리그 최종전 이후 월드컵 6경기 전패로 다시금 국제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