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경주마 목장 힐링팜에 도착한 닉스고 자마와 새로운 자마를 임신 중인 모마 스레드더니들(오른쪽). 마사회가 힐링팜 김상욱
대표를 포함한 국내 생산농가 씨암말 10두를 대상으로 미국 현지 무상교배를 지원하면서 한국에 오게 됐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켄터키 주 출발한 닉스고 자마, 어미말과 태평양 건너 제주 목장으로
경주마 목장 운영하는 김상욱 대표
미국서 닉스고 자마 임신 암말 구매
닉스고 자마 도입 농가 국내 1호에
자마들 활약따라 씨수말 가치 결정
경주마 시절 세계 최고의 명마에 선정됐던 마사회 소유 씨수말 닉스고의 자마가 드디어 한국에 왔다. 7월 24일 미국 켄터키 주에서 출발한 닉스고의 자마는 어미말과 함께 태평양을 건너는 긴 비행시간과 10일 간의 검역기간을 거쳐 5일 제주도 목장에 도착했다.경주마 목장 운영하는 김상욱 대표
미국서 닉스고 자마 임신 암말 구매
닉스고 자마 도입 농가 국내 1호에
자마들 활약따라 씨수말 가치 결정
닉스고는 경마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G1)을 비롯해 ‘페가수스월드컵’(G1), ‘휘트니 스테이크스’(G1) 등 명성 높은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 경마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2021년 북미 연도 대표마에 선정됐고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해 ‘론진 세계최고 경주마상’을 수상했다. 닉스고가 우리에게 특별한 이유는 바로 마사회가 이 말을 어린 시절 발굴해 세계적 명마로 키웠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값비싼 종마를 수입하는 대신 씨수말이 될 가능성을 가진 어린 말을 선별하기 위해 서울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유전체 분석으로 경주마의 주행 능력을 예측하는 ‘케이닉스’(K-Nicks)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케이닉스 프로그램 분석을 통해 한국마사회는 2017년 미국 킨랜드 경매에서 어린 닉스고를 약 8만7000달러(1억여 원)에 구매했다. 이듬해 닉스고는 미국 경마무대에 데뷔했고 자신의 몸값의 100배가 넘는 상금을 벌어들였다.
경주마로서는 최정상의 자리를 찍은 닉스고는 2022년 경주로를 떠나 미국 켄터키주에서 씨수말 활동을 시작했다. 회당 3만 달러의 높은 교배료에도 예약은 줄을 이었고 닉스고는 교배 첫 해 151두의 씨암말과 짝을 지었다. 그리고 올해 닉스고의 자마들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 중 한 마리가 어미말과 함께 최초로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두 말의 주인은 제주도 남원읍에서 경주마 목장 ‘힐링팜’을 운영하는 김상욱 대표. 김 대표는 지난해 미국에서 닉스고 자마를 임신한 암말 스레드 더 니들을 구매했다. 2월 닉스고 자마를 순산한 스레드 더 니들은 3월에 닉스고와 교배를 진행해 두 번째 닉스고 자마를 임신한 상태다. 올해 닉스고의 교배료는 1만5000달러였지만 마사회는 김 대표를 포함한 국내 생산농가 씨암말 10두를 대상으로 미국 현지 무상교배를 지원했다.
임신한 암말 한 마리를 구매해 닉스고 자마 두 마리까지 확보하게 된 김 대표는 이로써 국내 1호 닉스고 자마 도입 농가가 됐다. 김 대표는 “세계 1위 경주마의 혈통에 거는 국내 경마팬과 관계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장시킬 것이다”라며 닉스고 자마의 건강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현재까지 닉스고 1세대 자마 국내도입은 김상욱 생산자가 유일하다. 하지만 김상욱 생산자의 스레드 더 니들을 시작으로 올해 닉스고 무상 교배를 지원받은 국내 농가의 암말 8두가 순차적으로 입국한다.
케이닉스 프로젝트를 이끄는 한국마사회 해외종축개발TF 이진우 부장은 “올해 태어난 닉스고 자마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씨수말 닉스고의 가치가 결정되는 만큼 미국 현지에서도 어린 자마들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며 “시기는 미정이지만 향후 닉스고는 한국으로 들어와 국내 생산농가에게 교배를 지원함으로써 한국산 경주마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