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충북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우리은행 박신자컵’ 청주 KB와 일본 에네오스(ENEOS)의 3, 4위전 경기에서 KB 강이슬이 에네오스 수비를 뚫고 골밑 돌파를 하고 있다. 청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박지수는 3·4위전에선 3쿼터부터 코트에 나서지 않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벤치에도 앉지 않았다. 경기 종료 이후 인사를 하기 위해 잠시 코트로 돌아왔을 뿐이었다. 박지수가 출전한 2쿼터까지 KB스타즈는 에네오스를 상대로 40-34로 앞섰고, 3쿼터에도 흐름을 유지하면서 리드를 가졌지만 결국 승부처가 된 4쿼터엔 한계를 노출했다.
강이슬(25점)이 4쿼터에만 혼자 9점을 책임지면서 에네오스의 거센 반격에 대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강이슬 이외에 4쿼터 득점은 김소담(10점)과 염윤아(6점)가 각 2점씩 넣은 게 전부였다. 에네오스가 박지수가 없는 상황에서 센터를 빼고, 빠른 선수들을 투입하자 KB스타즈는 상대 수비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1대1 공격보다 픽 게임을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지만 슈팅 찬스가 잘 만들어지지 않았고,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내·외곽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포워드 김민정이 부상으로 빠진 여파도 있었으나 조별리그까지 어느 정도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승부가 중요한 결선무대가 되자 부담감 때문인지 다소 주춤했다.
KB스타즈는 박지수와 강이슬이 확실한 원투펀치를 이루는 팀이다. 이들이 건강하게 모든 경기에 출전한다면 우승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2022~2023시즌 박지수의 부재로 KB스타즈는 힘든 시즌을 보냈고,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강이슬이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박지수가 건강을 유지하면서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한다고 해도 강이슬이 없다면 외곽에서 경기를 풀어내줄 선수가 줄어들 게 된다. 이들이 경기에 나서지 않거나, 체력비축을 위해 벤치로 물러났을 때 다른 선수들이 더 역할을 해내야 하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 듯 하다. 11월 시즌 개막까지 KB스타즈에게 주어진 과제는 명확하다.
청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