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쓴 최성수기 여름 극장가
10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연중 극장 최성수기로 꼽히는 8월 한국영화를 관람한 관객은 전체 1456만 여 명 중 64.5%에 해당하는 939만257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관객 1495만 여 명 가운데 81%가 넘는 1214만 여 명이 한국영화를 관람한 지난해 8월 극장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는 8월 극장을 채운 한국영화 대작 네 편이 관객몰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비공식작전’과 ‘더 문’은 각각 100만과 50만 관객을 겨우 넘어 흥행에 참패했고 ‘밀수’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각각 510만과 370만 관객을 넘으며 흥행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OTT 콘텐츠를 훨훨 날았다. 최근 종영한 MBC ‘연인’ 1부와 8월 화제성 순위 차트를 3등분 한 ‘마스크걸’과 ‘무빙’이 대표적이다. 고현정·나나·이한별의 1인 3역으로 화제가 된 ‘마스크걸’은 8월 18일 공개돼 3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주간 누적 시청순위 2위에 오른 데 이어 2주차에 1위에 올라섰다. 류승룡·조인성·한효주가 주연한 ‘무빙’은 9일부터 공개돼 역대 한국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최고 성적을 갈아 치우고 있다. 특히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오징어게임’을 이을 아시아 최고 히트작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도적’ 등판…추석 극장도 불안하다
이에 또 다른 극장 대목인 추석 극장을 향한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 하정우·임시완의 ‘1947 보스톤’, 강동원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 27일 동시 출격하지만, 한 주 전에 공개되는 넷플릭스 9부작 시리즈인 ‘도적: 칼의 소리’를 넘어서는 화제성을 이끌 수 있을지 물음표가 그려진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 시대의 간도를 배경으로 일본군, 독립군, 청부업자, 마적 그리고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이주한 조선인들이 각자 다른 목적으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활극이다. 회당 4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로 김남길, 서현, 유재명 등이 출연한다.
20부작으로 매주 수요일에 두 편씩 공개돼 연휴 전주에 마지막화를 공개하는 ‘무빙’도 연휴까지 극장가를 위협할 전망이다. 특히 연휴를 맞아 극 보다 집에서 편안히 앞서 공개된 모든 에피소드를 몰아보려는 시청자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