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페디. 스포츠동아DB
올 시즌에는 NC 다이노스 외국인투수 에릭 페디(30)가 역대 22번째로 단일시즌 20승에 도전하고 있다. 26경기에서 19승6패, 평균자책점(ERA) 2.13(156.2이닝 37자책점), 181탈삼진을 기록하며 다승, ERA, 탈삼진까지 3관왕을 노리고 있다. 남은 시즌 1승만 보태면 20승에 도달한다. 20승도 놀라운데, 규정이닝 1점대 ERA까지 동반된다면 그 임팩트는 실로 엄청나다. 최우수선수(MVP), 골든글러브 등 주요 수상 경쟁에서도 크게 앞서갈 수 있다.
지금까지 20승과 1점대 ERA를 동반 달성한 투수는 1985년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과 1986, 1989, 1990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 선동열, 1997년 쌍방울 레이더스 김현욱 등 3명뿐이다. 최동원은 1985년 42경기에서 20승9패8세이브, ERA 1.92를 기록했다. 선동열은 1986년 39경기에서 24승6패6세이브, ERA 0.99, 1989년 36경기에서 21승3패8세이브, ERA 1.17, 1990년 35경기에서 22승6패4세이브, ERA 1.13의 눈부신 성적을 냈다. 김현욱은 1997년 70경기에서 20승2패6세이브, ERA 1.88을 올렸다. 실로 대단한 기록들이다. 특히 20승과 0점대 ERA를 동반 달성한 1986년 선동열의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기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NC 페디.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그러나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최동원, 선동열, 김현욱은 모두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기록을 달성했다. 페디는 순수 선발투수로는 최초로 ‘20승+1점대 ERA’ 달성을 노린다. 루틴을 지키며 기복 없이 꾸준한 투구를 유지해도 쉽지 않은 위업이다. 순수 선발투수로 규정이닝 1점대 ERA를 기록한 것은 2010년 16승4패, ERA 1.82를 찍은 한화 이글스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마지막이었다.
페디의 최근 흐름이라면 불가능하지만도 않다. 앞으로 10.1이닝을 자책점 없이 버티면 1점대 ERA 재진입이 가능하다. 8월 3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는 바람에 1.97이던 ERA가 2.39까지 크게 상승한 뒤 최근 3경기에선 3승, ERA 0.42(21.1이닝 1자책점)로 반등한 만큼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이고 있는 NC로서도 남은 시즌 페디의 선발등판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 페디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