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송강 ‘마이 데몬’, 한국선 왜 기 못 펼까

입력 2023-12-0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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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스타 송강과 김유정이 주연한 SBS 금토드라마 ‘마이 데몬’이 해외에서 인기몰이를 시작한 반면 국내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과 해외의 반응이 이례적으로 크게 엇갈리면서 관련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마이 데몬’은 냉철하고 도도한 재벌 상속자 김유정이 사람들의 영혼을 담보로 영생을 누려온 악마 송강과 우연히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송강과 김유정은 2일 방송한 4회까지 엉뚱한 소개팅을 하며 서로를 알고, 송강의 능력을 조절하는 타투가 김유정에게 옮겨가며 뜻밖의 공조를 해야 하는 상황을 설레고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악마와 사람의 사랑 이야기, 시공간을 넘나드는 초능력 등 전형적인 판타지 로맨스 소재를 다룬 드라마는 해외 차트에서 먼저 순위를 올렸다. 넷플릭스로 공개한 후 4일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넷플릭스 ‘많이 본 TV쇼’ 4위에 올랐고, 넷플릭스의 ‘글로벌 톱10’ TV시리즈 비영어권 부문 4위에도 랭크됐다. 미국 리뷰 사이트 IMDb에는 500여 명의 시청자가 10점 중 8.3의 평점을 매기며 “초자연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의 로맨스가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반대로 한국에서는 시청률이 4%대(닐슨코리아)에 머물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올리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시청자 반응도 다소 엇갈린다. 두 사람의 호흡에는 호평이 나왔지만, 일부 블로그와 SNS 등에는 김유정이 위기에 놓일 때마다 악마 송강이 갑자기 나타나 구해주는 설정 등이 tvN ‘도깨비’, ‘호텔델루나’ 등을 연상하게 한다는 후기가 줄줄이 올라왔다.

심지어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MBC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과는 계약결혼 소재와 판타지 장르, 재벌 배경까지 겹치면서 관련 불만이 잇달아 나왔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조선의 열녀 이세영이 현재로 시간 이동해 남편과 꼭 닮은 얼굴의 재벌 배인혁과 결혼계약을 하는 내용이다. 해당 드라마는 사극 요소를 더하고, MBC ‘연인’의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6%대 시청률을 거두고 승기를 먼저 잡았다.

4일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많은 제작사들이 앞서 글로벌 히트에 성공한 판타지 드라마들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 선 판매를 겨냥한 소재들을 제작하면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판타지 로맨스의 차별화 지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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