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한성정. 스포츠동아DB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5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한성정(27)을 다시 불렀다. 트레이드를 통해 KB손해보험으로 보냈다가 1년 5개월 만에 재영입했다. 주포 나경복(국군체육부대)의 KB손해보험 이적으로 날개 공격수가 필요해졌지만, 그래도 주전 세터를 내주면서까지 한성정을 다시 품었으니 신 감독이 기대하는 바는 분명했다. 매 시즌 선수단 구성이 적잖이 바뀌는 우리카드의 팀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데다, 공·수를 가리지 않고 뛰는 살림꾼이 한성정이다.
한성정은 보란 듯이 신 감독에게 보답하고 있다. 올 시즌 13경기에 출전해 50%를 웃도는 공격성공률(51.81%)을 올리는 동시에 선수단을 한데 모아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공격에선 특히 시간차(리그 9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퀵오픈(17위), 서브(24위)까지 가리지 않고 두루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 감독은 “(한)성정이가 (KB손해보험에) 다녀오기 전보다 실력적으로나 마인드 면에서나 훨씬 성숙해졌다”고 반겼다.
또 하나 돋보이는 것은 수비다. 한성정은 올 시즌 리시브 효율 39.94%, 세트당 디그 1.766개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수비(리시브 정확+디그 성공) 부문에선 리그 전체 6위에 올라있다. 리베로를 제외하곤 전체 2위다. 코트 가장 높은 곳까지 뛰어올라 스파이크를 때리다가도, 어느새 코트 가장 낮은 곳으로 몸을 날려 수비하는 팀의 모범이다.
한성정은 “그게 내가 다시 우리카드에 온 이유이자 감독님께서 나를 (우리카드에) 다시 불러주신 이유”라며 “감독님의 배구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훈련이든 잘 이해하고 따라가려다 보면 나도 모르게 경기력이 올라오는데, 앞으로 더 좋아질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성적의 헌신 속에 우리카드도 올 시즌 순항하고 있다. 약체로 평가받던 시즌 전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한성정은 “주위에서 다들 ‘우리카드가 꼴찌’라고 하니 선수들은 화도 났다. 선수라면 누구나 지기 싫어하지만, 우리에게는 그 말이 동기부여 아닌 동기부여가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