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원큐 신지현. 스포츠동아DB
“행복한 농구가 뭔지 조금 알 것 같아요.”
부천 하나원큐 가드 신지현(28·174㎝)은 최근 들어 생각을 많이 바꿨다. ‘나 스스로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팀이 이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더 하게 됐다. 이유가 있다.
하나원큐는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서히 승수를 챙기며 만년 하위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하고 있다. 10일 부산 BNK 썸과 홈경기 승리를 통해 3연승을 거두며 단독 3위까지 올라섰다.
신지현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김)정은 언니와 친구 (김)시온이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그 덕분에 공격이 분산되고, 나도 한결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에는 혼자 이겨보려고 애쓰다 체력이 떨어져 억지로 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확실히 다르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팀이 이길 수 있을까를 우선 생각하게 됐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건 알지만 이기기 시작하니 지기 싫어진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옛 기억을 떠올렸다. 신지현은 “예전 구단 고위 임원분께서 ‘너희들이 행복하게 농구를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자주하셨다. 그런데 매일 지니까 ‘행복한 농구’는 뭘까 싶었다. 이번 시즌 들어 서서히 이기면서 ‘이런 게 행복농구가 아닐까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펼쳐 이기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지현은 하나원큐의 길고 긴 암흑기를 지탱한 주축선수다. 많은 이들이 팀을 떠났지만, 그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프로 입단 10년 만에 찾아온 봄이다.
이런 신지현을 보면서 하나원큐 김도완 감독은 팀의 리더로 성장하고 있는 사실에 고마움을 표했다. 김 감독은 “(신)지현이가 생각이 많이 바뀌었더라. 요즘 고민하는 포인트가 내가 아닌 팀이다. 그런 마인드를 갖춰서인지 경기에서도 여유가 있고, 승부처에서도 에이스답게 잘 풀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막 3라운드에 돌입했을 뿐이지만, 조심스럽게 하나원큐의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그만큼 최근 경기력이 뛰어나다. 여자프로농구에선 정규리그 1위부터 4위까지 4팀이 4강 PO에 오른다. 신지현은 “아직 PO를 말하긴 이르다. 최대한 패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승수를 잘 쌓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스포츠동아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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