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설 연휴 극장가 한국영화는 ‘스토리’로 승부한다. 탄탄한 연기 앙상블과 스토리텔링이 무기인 대한민국 신작 3편이 설 연휴
흥행 출사표를 던졌다. 윤여정의 스크린 컴백작으로도 화제인 영화 ‘도그데이즈’와 조진웅의 ‘데드맨’, 연기장인 3인방 김영옥
나문희 박근형의 ‘소풍’(위부터)이 그것이다. 사진제공|CJ ENM·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비 82억원 ‘도그데이즈’·75억원 ‘데드맨’·12억원 ‘소풍’
흥행 리스크 적고 내실은 빵빵
‘소풍’ 손익분기점 25만명 불과
임영웅 OST 삽입돼 화제 모아
설 극장가가 달라졌다. 명절 연휴 대목을 노려 100억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이 쏟아지던 예년과 달리 올해 설날에는 ‘도그데이즈’, ‘데드맨’, ‘소풍’ 등 90억 규모 이하의 중소영화들이 극장을 채운다. 지난해 설 연휴 개봉한 대작 영화들의 흥행 실패를 교훈 삼아 작지만 내실 강한 영화로 관객을 겨냥한다.흥행 리스크 적고 내실은 빵빵
‘소풍’ 손익분기점 25만명 불과
임영웅 OST 삽입돼 화제 모아
올 설 연휴를 겨냥하는 한국영화는 7일 동시에 극장에 걸리는 ‘도그데이즈’와 ‘데드맨’, ‘소풍’이다. 윤여정·유해진 등이 출연하는 ‘도그데이즈’는 반려견을 통해 삶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따뜻한 가족 영화다. 조진웅·김희애 주연의 ‘데드맨’은 1000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바지사장이 진범을 찾기 위해 나서는 범죄 추적극이며, 나문희·김영옥·박근형 등 노년 배우들이 뭉친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작비 100억 원 대 이상 블록버스터들이 극장을 채웠던 예년 설 연휴와 달리 세 편 모두 90억 이내로 제작된 중소규모의 영화라는 점은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도그데이즈’와 ‘데드맨’은 각각 82억 원과 75억 원이 들었다. 손익분기점 역시 각각 200만 명과 180만 명으로 다소 적은 수치다. 세 편 중 가장 작은 규모의 ‘소풍’의 제작비는 불과 12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25만 명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영화의 흥행 부진과 이에 따른 시장 축소 여파인 것으로 분석된다. 1200만 관객을 넘은 ‘서울의 봄’ 영향으로 한국 영화계가 다시 활력을 되찾는 듯 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노량’과 ‘외계+인 2부’의 흥행 부진으로 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해 한국영화계 부진 속에서도 연휴 대목을 노려 ‘교섭’, ‘유령’ 등 대작 영화들을 개봉했지만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며 흥행에 참패 했던 것도 교훈이 된 분위기다.
대작 대신 중소 규모 영화로 흥행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각오, 하지만 영화의 내실 만큼은 확실히 채웠다.
‘도그데이즈’는 윤여정, 유해진, 김윤진. 김서형, 다니엘 헤니, 정성화, 이현우, 탕준상 등 명품 배우들의 신구 조합으로 색다른 케미스트리를 자아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데드맨’은 하준원 감독이 명의도용, 바지사장 등에 관해 무려 5년간의 취재를 걸쳐 완성한 탄탄한 각본이 무기다. 봉준호 감독도 극찬한 각본으로 일찍이 영화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잘 다루지 않았던 노인들의 이야기를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게 담아낸 ‘소풍’은 임영웅이 팬들을 위해 직접 만든 자작곡 ‘모래알갱이’가 OST로 삽입돼 벌써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임영웅의 영화 OST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