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국내 개최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흥행 잡았다!…‘만리장성 극복’은 여전한 과제

입력 2024-02-2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 | 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사진제공 | 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사상 첫 국내 개최’라는 타이틀과 함께 16일 개막해 25일 막을 내렸다. 그동안 한국은 ‘탁구강국’을 자처하면서도 일본(7회), 중국(6회)과 달리 단 한 차례도 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하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개최한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향후 더 많은 국제대회 개최를 기대하게 했다.

당초 한국은 2020년 부산대회 개최권을 확보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대회가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후 2024년 대회 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2020년 대회는 연기가 아닌 취소’라는 국제탁구연맹(ITTF)의 방침 속에 아르헨티나, 스웨덴, 포르투갈, 인도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유승민 대회 공동조직위원장(대한탁구협회장)의 ‘스포츠 외교력’ 덕분에 기어이 유치에 성공했다.

개최권 확보 후에는 내실을 다졌다. 유 위원장과 김택수 대회 사무총장(협회 부회장·미래에셋증권 총감독), 현정화 대회 집행위원장(한국마사회 여자팀 감독) 등 수뇌부는 대회 개막이 200일 앞으로 다가온 지난해 9월부터 조직위 직원들과 함께 부산에 상주했다. 이번 대회가 열린 벡스코 특설경기장이 당초 스포츠대회를 연 적이 없는 문화공간이라, 대대적인 ‘경기장화’에 착수해야 했다. 주말을 반납하며 손발을 걷고 나선 이들은 이번 대회 개최의 의미가 ‘한국탁구에 남길 수 있는 유산’이라는 점을 명심했다.

그 결과 전 세계 150여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성황리에 끝났다. 2025, 2026년 대회 개최지인 카타르 도하와 영국 런던에서 유 위원장에게 이번 대회 운영 지침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국제적 호평이 잇달았다. 평일 경기가 많았지만 3만 명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면서 대회기간 인근 백화점 매출이 전년 대비 600% 증가하고, 숙박업소들은 객실이 90% 이상 차는 호황을 누렸다. 약 12억 원에 이르는 목표 관중수익도 거의 다 채웠다는 후문이다. 유 위원장은 “이번 대회는 단순 흥행을 넘어 150여개국에 한국탁구의 저력을 알리고, 국내탁구 인기 재상승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사진제공 | 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대한탁구협회는 앞으로도 계속 국제대회 유치에 나선다. 특히 격년으로 개인전과 단체전을 치르는 세계선수권대회의 개인전 개최를 바라본다. 장기적으로는 벡스코 규모의 정식 탁구전용체육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향후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국가대표팀은 이번에도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다. 남자대표팀과 여자대표팀 모두 전승으로 순항하다 각각 4강과 8강에서 중국에 패했다. 중국과 격차를 많이 줄였다고 평가받은 남자대표팀과 달리 여자대표팀은 여전히 격차가 커 걱정스럽다. 특히 신유빈(대한항공·세계랭킹 8위)은 아드리아나 디아스(푸에르토리코·11위), 브루나 다카하시(브라질·22위) 등 한 수 아래 상대들에게 패하며 7월 2024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과제를 떠안았다.

부산 |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