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치매보다 진행 빨라”, 초로기 치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

입력 2024-03-04 1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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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가 초로기 치매 의심환자에게 질병에 대해설명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가 초로기 치매 의심환자에게 질병에 대해설명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성격변화, 실행능력 저하 등 일반 치매증상과 달라”
최근 한 유명인이 치매(알츠하이머병) 의심으로 강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가 복귀한 일이 있었다. 그의 나이는 50대 초반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치매 연령대보다 크게 낮은 나이여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 오던 사람이 후천적으로 여러 가지 인지기능의 지속적인 저하가 발생해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상태다. 과거에는 고령층에서 노화와 함께 생기는 증상으로 인식됐다. 최근에는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치매 발병 사례가 알려지면서 초로기 치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초로기 치매는 65세 미만에 발병하는 치매를 말한다. 중앙치매센터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2’에 따르면 전체 치매환자 97만 명 중 65세 미만 치매환자는 약 8만 명으로 전체의 9%를 차지한다. 특히 초로기 치매는 기존 노인성 치매보다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고려대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의 도움말로 초로기 치매의 진단과 원인 그리고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초로기 치매도 주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매

초로기 치매의 경우 현재까지 알려진 원인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이 있다. 그 중 알츠하이머 치매가 원인의 3분의1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가족성 알츠하이머(유전성) 치매가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전두측두엽 치매와 같이 노년기 치매에서는 발병 빈도가 적은 치매도 초로기 치매에서는 비율이 높다.

초로기 치매는 일반 치매와 달리 조기진단 어렵다. 초로기 치매가 노인성 치매보다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증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노인성 치매의 주요 증상이 기억력 저하인 반면, 초로기 치매는 성격변화, 이상행동, 판단력 또는 실행능력 저하, 언어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첫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로 치매라 의심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젊다는 이유로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젊은 나이일지라도 중요한 사항을 잊거나, 능숙하게 하던 일을 잘 하지 못하고 예전보다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쉽게 화가 나는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신경과 전문의 진룔르 통해 원인 질환을 감별하고, 그에 맞는 약물 또는 비약물적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초로기 치매는 기존 치매검사와 같이 문진, 신경학적 진찰, 신경심리검사 (인지기능검사), 뇌영상 검사(MRI/CT) 등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와 달리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시작하고, 초기에는 뇌 위축이 노인성 치매보다 경미해 구조적 뇌영상 검사(MRI)로만으로 정확한 진단이 힘든 경우가 있다. 특히 초로기 치매의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과 전두측두엽치매의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고, 이러한 경우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반 노인성 치매보다 뇌세포 손상 빨라

초로기 치매가 위험한 이유는 일반적인 노인성 치매보다 뇌세포 손상이 빨라 더 위험하다는 점이다. 조기에 치료가 가능한 원인을 감별하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로기 치매의 치료는 원인(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치매, 알코올성 치매)에 맞춰 약물치료로 진행한다. 경도의 우울 증상, 배회 증상, 반복적인 질문 등은 비약물치료에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초로기 치매 예방법은 다른 치매와 특별히 다르지 않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첫째, 운동을 생활화 하고 걷기를 자주하는 습관을 갖는다. 운동은 뇌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뇌신경을 보호해 뇌기능의 개선에 도움을 준다. 격렬한 운동이 부담스러운 경우 걷기와 같은 단순한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둘째, 적극적인 두뇌활동을 한다. 젊은 시절 공부를 많이 하고 두뇌를 많이 사용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치매의 위험이 낮다. 이러한 이유로 나이가 들어서도 활발한 두뇌활동을 할 경우 치매를 예방에 효과적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과정이 뇌를 자극하여 뇌 건강을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지속적으로 일을 하는 것도 좋다. 특히 정신적인 사고와 집중력, 정확성과 시간적 기한을 요하는 일을 하면 인지장애의 위험이 30% 낮아진다.

셋째, 뇌를 위한 식사를 한다. 뇌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제때,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것이다. 생선, 채소, 과일 등 항산화 물질과 뇌건강에 좋은 음식을 매일 먹을 경우 치매가 발생할 확률이 30% 낮아진다.

마지막으로 기저질환(고혈압, 비만, 당뇨 등)이 있을 경우 일반인보다 치매 발병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의 진료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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