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야고(왼쪽)가 2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벌어진 인천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 홈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K리그1 첫 해트트릭이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2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 홈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4-1로 대파했다. 3승3무2패, 승점 12의 강원은 단숨에 4위로 도약했다.
기대이상이다. 최하위권을 헤매며 강등 위기에 몰렸던 지난 시즌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화끈한 공격이 특히 인상적이다. 강원은 이날 경기까지 15골을 터트렸다.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뽑은 30골의 절반을 불과 8경기 만에 찍었다. 3위 울산 HD(16골·9실점)에 이은 다득점 2위라는 사실이 더 놀랍다. 강원은 득실차에서도 유리해졌다. 7라운드까지 -2였는데, 이날 대승과 함께 +1로 바꿨다.
‘한정된 득점 루트’라는 윤 감독의 큰 고민까지 해소됐기에 굉장히 반가웠다. 7라운드까지 강원의 가장 큰 걱정은 젊은 골잡이 이상헌에게 쏠린 득점(7골)이었다. 팀 내 득점 2위는 측면 수비수 윤석영(2골)이었고, 몬테네그로 중앙수비수 강투지와 2006년생 윙어 양민혁이 1골씩을 기록 중이었다. 외국인 공격 삼총사 야고~가브리엘~갈레고는 공격 포인트를 1개도 올리지 못했다. 상대팀으로선 이상헌을 막으면 위험요소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구조였다.
강원 야고(왼쪽)·윤정환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전을 앞두고 윤 감독은 조심스러운 바람을 내비쳤다. “외국인 공격수들이 해결해줘야 선수단의 믿음이 두터워진다.” 이 같은 기대가 그라운드에 전달됐다. 이상헌과 함께 최전방에 배치된 야고가 힘차게 날아올랐다.
전반 19분과 46분 잇달아 골을 뽑았고, 후반 8분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3개의 슛으로 올 시즌 K리그1 첫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됐다. 득점마다 도우미가 달랐다. 첫 골은 윤석영, 2번째 골은 양민혁, 마지막 골은 황문기의 어시스트에서 비롯됐다. 강원은 전반 48분 중앙 미드필더 김이석까지 가세해 4-0으로 앞섰다. 후반전 종료 직전 무고사에게 실점했지만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
이전까지 야고는 ‘미운 오리’에 가까웠다. 지난해 7월 강원 유니폼을 입은 그는 11경기에서 1골·1도움에 그쳤다. 그나마도 페널티킥이었다. 새 시즌이 시작되고도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정말 중요한 시점에 해결사로 나섰다. 4경기 무패(2승2무)를 달리던 강원은 7라운드 울산 원정에서 0-4로 대패해 반전이 필요했다. 야고는 “축구는 타이밍이 있다. (긴 침묵으로) 부담도 있었지만 꾸준히 할 일을 하려고 했다. 한꺼번에 많은 골이 터져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춘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