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된 올림픽 진출, 한국축구의 위기에는 마침표가 없다! [사커토픽]

입력 2024-04-29 0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축구의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올해 초 2023카타르아시안컵 결승행 실패에 이은 또 한번의 ‘악몽’이다. 극적인 1994미국월드컵 본선 진출과 2022카타르월드컵 16강행의 기운이 서린 ‘약속의 땅’ 도하는 이제 잊어야 할 듯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연장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무릎을 꿇었다. 2024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한 이번 대회에선 3위 안에 들어야 본선으로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PO)를 거쳐 본선에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가로막혀 세계 최초의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일찌감치 실패했다.

한국축구는 1988서울대회부터 2020도쿄대회까지 올림픽에 개근했다. 하지만 파리에는 가지 못한다. 올림픽 출전 좌절은 1984년 LA대회 이후 40년만이다. 2021년 9월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아시안게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으나, 파리올림픽에는 나서지 못함에 따라 지도자 경력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인도네시아전은 단순히 ‘운이 없었던’ 경기가 아니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대회기간 내내 무뎠고, 벤치의 전략과 전술은 초라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난 아랍에미리트(UAE)만 라인을 내렸을 뿐, 이후 한국을 만난 상대들은 전혀 움츠리지 않았다. 오히려 주도적이고 유기적인 운영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던 한국이 그간 몇 수 아래로 여겼던 상대들에게도 허둥거리고 말았다.

27일 침통한 표정으로 귀국한 황 감독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내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대한축구협회(KFA)의 헛발질이 자초한 ‘나비효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과 동행을 마친 뒤 KFA는 합당한 감독 선임 프로세스를 생략한 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이어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실패하자 클린스만 감독과 결별한 뒤 새 사령탑 선임에 나섰다.

그러나 3월 태국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의 ‘지휘 공백’이 불가피했다. 이로 인해 황 감독이 임시로 A대표팀까지 맡았는데, 당시 U-23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 친선대회에 출전해 올림픽 최종예선을 준비 중이었다. 황 감독은 “(겸임은) 문제되지 않았다”고 항변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본업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진정한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KFA의 잇따른 오판과 그릇된 결정이 A대표팀에 이어 U-23 대표팀까지 부실하게 만든 꼴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