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전당 초대 헌액자 ‘페이커’ 이상혁이 특별 유니폼을 들고 있다.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플레이를 하겠다.”
‘리그오브레전드(LoL)’ e스포츠 사상 처음 ‘전설의 전당’에 헌액된 T1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은 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헌액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설의 전당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멋진 행사까지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선수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팬들에게 좋은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롤드컵 4회 우승 위업
‘전설의 전당’은 다른 스포츠에서도 운영되고 있는 ‘명예의 전당’이라는 콘셉트를 LoL e스포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기념 행사다. 초대 헌액자로 선정된 이상혁은 LoL e스포츠에 큰 족적을 남겼다.
먼저 최고 권위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4회나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처음 출전한 롤드컵에서 정상에 올랐고, 2015년과 2016년에는 유례없는 2연속 롤드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23년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서도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리면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자랑했다.
이상혁은 또 다른 국제 대회인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도 2016년과 2017년 2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한국 지역 프로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도 10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가장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선수가 됐다. 이상혁은 LCK에서 가장 많은 935경기(세트 기준)에 출전해 631승을 기록했으며, 3000킬과 5000어시스트를 넘긴 유일한 선수다. 뛰어난 역량과 플레이로 ‘불사대마왕’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전설의 전당 투표인단은 이상혁이 국제 대회와 지역 대회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선수라는 성과 이외에도 e스포츠에 대한 전반적인 기여도까지 감안해 초대 헌액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팬 응원 덕에 성장”
이상혁은 “10년 넘도록 LoL e스포츠 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좋은 동료들, 멋진 경쟁자들을 만나면서 좋은 기억, 아픈 기억 등 부침을 겪었지만 팬 여러분들의 응원 덕분에 지금의 나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프로게이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승이고 그 자체가 명예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성장과 발전의 자양분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를 전설의 전당에 헌액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부담도 생기지만 앞으로 선수로 활동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플레이는 물론, 말과 행동에 있어서도 모범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물한 아트워크와 차 키를 전달 받은 이상혁. 사진제공|라이엇 게임즈
한편, 2024 LCK 서머 정규 리그는 12일 디플러스 기아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대결로 막을 올린다.
김명근 스포츠동아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