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밤낚시’ 포스터, 사진제공|CJ CGV
문병곤 감독이 연출하고 손석구가 주연한 ‘밤낚시’는 한 남성이 전기차 충전소에서 겪는 의문의 사건을 그린 12분 59초 분량의 스릴러 단편영화로 14일부터 16일까지 일부 CJ CGV에서 관람료 1000원에 독점 상영됐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는 3일 동안 전국 34개에 불과한 스크린으로 1만 6636명의 관객을 모아 주말 전체 박스오피스에서 9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1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상영된 ‘타로’, ‘명탐정 코난 VS 괴도 키드’ 보다 많은 관객을 모은 것으로, 상영작 중 최고치인 60%에 육박하는 좌석 판매율까지 기록했다.
실관람객 평점인 CGV 골든 에그 지수 93%를 기록하는 등 관객의 호평도 이어졌다. 특히 관객들은 영화의 모든 장면을 빌트인캠, 디지털 사이드미러 모니터 등 자동차에 설치된 5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의 독특한 촬영 기법에 대해 “기존의 상업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창적인 시도”라고 입을 모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대자동차가 직접 제작했음에도 자동차의 외형을 노골적으로 노출하는 기존의 영화 PPL과 달리, 영화의 몰입을 방해할 만한 장면이 없었다는 것에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러한 독특한 촬영 기법에 대해 주연이자 제작에도 참여한 손석구는 “제품의 광고 성격의 콘텐츠가 아닌 진정으로 아티스트를 존중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창작 욕구를 해소하는 공간이 됐고 모든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입소문에 힘입어 21일부터 23일 진행하는 2차 상영에 더 많은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밤낚시’와 같은 독창적인 단편영화 제작 및 상영이 영화계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밤낚시’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한 CGV는 앞으로도 일반 극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단편영화들을 ‘스낵무비’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CGV 김재인 콘텐츠·마케팅 담당은 “‘시성비’(시간 가성비)라는 트렌드에 걸맞은 콘텐츠적 경험”이 단편영화 상영의 장점이라고 언급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관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